권력투쟁으로 번진 합당 논의 … 정청래 대표, 출구전략 찾나

2026-02-09 13:00:42 게재

합당 제안 3주 만에 갈림길 … 정면돌파냐 속도조절이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합당 논의와 관련해 오는 10일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달 22일 ‘지방선거를 함께 치르자’며 전격적인 합당을 제안한 후 3주 만이다.

당 안에선 지도부 패싱·대외비 문건 논란이 불거졌고, 밖에선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3일 시한으로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당초 기대했던 합당 시너지 대신 당 안팎의 권력투쟁 양상만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대표와 민주당이 꼬일대로 꼬인 합당 방정식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8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와 관련해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의총 의견을 종합해서 지도부가 최종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면서 당원 여론조사 등에 대해서는 의총 의견 등을 참고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 국 혁신당 대표가 13일까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전해달라고 한 데에 대해서는 “혁신당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설 연휴 전에 어느 정도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됐다”고 전했다.

조 국 대표는 지난 8일 “13일까지 답이 없으면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면서 “합당하지 않고 별도 정당으로 선거연대를 이룰 것인지 아니면 선거연대도 하지 않을 것인지 또는 하나의 정당 안에서 가치와 비전 경쟁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범여권 핵심축의 통합 카드를 꺼낸 정청래 대표의 ‘빅텐트’ 구상이 3주 만에 결론이 날 공산이 크다. 정 대표는 10일 의총에서 의견을 듣고 11일 당 상임고문단과의 간담회 등을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의견 수렴의 마지막 관문이 될 ‘당원 여론조사’는 가변적이다. 당권파 중진의원은 “절차에 대한 아쉬움은 있으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대응에 대한 공감도가 높은 만큼 당원들의 의견을 당연히 물어야 한다”면서 “65%는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후 논의를 이어가자는 의견을 내 온 수도권 중진의원은 “지금 여론조사를 통해 합당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당 내홍에 기름을 끼얹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전 합당에 강력반발해 온 황명선·강득구 등 비당권파 지도부 의원들은 “합당은 물건너 간 것”이라며 정 대표에게 합당 제안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당 안에선 정 대표가 ‘속도조절론’을 수용해 합당 관련 내홍을 수습하는 출구전략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청와대와 정부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입법활동에 속도를 내달라고 거듭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화된 합당 이슈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정 대표가 합당론을 거둬들일 경우 리더십에 상처를 입겠지만 정면돌파를 선택할 경우 벌어질 충격보다는 덜할 것”이라며 “강력한 선거연대나 단계적 통합 등 후속 논의를 주도하며 연착륙하는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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