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민생침해 금융범죄 특사경’ 전국 네트워크 구축한다

2026-02-11 13:00:01 게재

불법사금융 직접 수사, 특사경 도입 결정 … 지자체·경찰 협업체계 갖출 듯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 금융권 간담회 … 금융회사 대응역량도 점검키로

금융감독원이 민생침해 금융범죄를 직접 수사할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운영하면서 전국적인 수사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민생 특사경’ 도입에 합의했으며 법제화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특사경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민생 특사경의 구체적 운영방안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불법사금융 등 민생침해 범죄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금감원 본원에 특사경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기 보다는 17개 광역자치단체로 분산해서 수사를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감원 본원이 컨트롤타워를 맡고 전국 11개 지원, 지자체 파견 직원, 해당 지역 공무원, 경찰 등 가용 인력을 모두 동원해 합동으로 수사를 하는 구조다.

지자체 공무원은 자치단체장의 지명으로 특사경 업무를 맡을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과 행정안전부가 협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민생 특사경 인원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특사경 확대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특사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효성이 높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현장과 실무를 잘 아는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범죄 혐의 입증의 완결성을 높여서 강도 높은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금감원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 부여나 민생 특사경 도입 등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불법사금융 조사 경험이 풍부한 금감원은 수사 실무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금감원의 한 직원은 “경찰과 함께 나간 불법사금융업체 압수수색 현장에서 경찰의 압수물 선별 과정에 실무적인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경찰에서 수사경험이 있는 인력을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검사업무와 달리 수사는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실무 경험과 교육이 필요하다. 현장 단속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응할 수 있는 인적 구성도 중요하다.

금감원은 11일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지선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서민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하는 약탈적 금융범죄는 대통령께서도 직접 깊은 우려를 표하며 국가적 차원의 척결을 지시한 핵심 민생 현안”이라며 “올해를 ‘잔인한 금융 혁파’의 원년으로 삼고, 민생범죄대응총괄단을 중심으로 범정부TF 소속 유관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해 금감원이 직접 수사하는 민생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민생 특사경이 도입되면, 피해신고 접수 이후 신속히 수사에 착수하고 금융전문성을 토대로 불법성을 입증해 피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한 금융회사들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불법사금융 이용계좌 즉시 차단을 추진하고 있다. 불법추심에 직접 이용된 계좌뿐만 아니라 대포통장 가능성이 높은 해당 명의인의 타 금융회사 계좌, 범죄수익이 이체된 집금계좌에 대해서도 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동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국회에서는 로맨스스캠, 노쇼사기 등 신종사기에 대응해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법이 제정되면 범죄에 사용된 전화번호, 계좌, 가상자산 등에 대한 이용 중지 및 입·출금 차단 등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박 처장은 “이러한 제도적 대응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완벽한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지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민생금융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전담인력과 물적설비 등 충분한 자체 대응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등 금융회사들이 불법사금융에 이용되는 계좌를 파악하는 게 일선 지점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계좌를 차단할 수 있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춰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박 처장은 “최초 금융범죄를 인지하고 거래 정지 등 조치를 취하는 소비자보호부서와 자금세탁방지부서 간의 정보 공유를 활성화함으로써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및 AML(자금세탁방지) 고도화에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업권 협회와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들에게 당부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불법사금융 이용계좌 신속 차단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점점 지능화되는 민생금융 범죄수법에 대응해 소비자보호부서와 자금세탁방지부서 간 연계를 보완·발전시켜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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