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렴도 ‘정체’…반부패 체계 재정비

2026-02-11 13:00:35 게재

지난해 부패인식지수 한 단계 하락한 31위

권익위, 반부패법률 강화·현장중심 대책 추진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 순위가 정체된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반부패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나서 주목된다.

11일 권익위에 따르면 전날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5년 국가청렴도(CPI,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182개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점수는 1점, 순위는 1단계 하락했다.

국가청렴도는 공공 및 정치 부문의 부패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점수가 높을수록 청렴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국제투명성기구는 1995년부터 매년 이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청렴도 순위는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2016년 52위까지 떨어진 뒤 2020년 33위로 빠르게 상승했으나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21년 32위에서 2022년 31위로 오른 뒤 2023년 32위로 다시 떨어졌고, 2024년 30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순위가 떨어진 데에는 12.3 내란 사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익위는 “2024년 12월 비상계엄 이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전문가 평가나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 등에서 민감하게 작용해 점수 하방 압력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가청렴도에 반영되는 지표 중 하나인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 점수는 2024년 61점에서 지난해 49점으로 12점이나 하락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본부인 한국투명성기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2017년 이후 상승하던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 추이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사회 전반의 반부패정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특히 윤석열정부에서 흐트러진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 시급하며, 공직사회로부터 시작해 사회 전반의 청렴문화를 자리 잡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국가청렴도 순위의 조속한 회복과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법과 원칙에 기반한 반부패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공무원 행동강령’ 등 반부패 법률을 강화해 부정부패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청탁금지법에 공직자 가족의 부정한 금품수수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등 법적 공백을 보완해 법집행의 엄정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또 올해 공공기관 종합청렴도를 평가하면서 평가체계를 개편하고 ‘K-CLEAN’이라는 청렴노력도 평가모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K-CLEAN’은 반부패 추진기반 마련부터 청렴정책·제도 이행실적, 반부패 추진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평가모형이다. 기관장의 리더십, 인적·물적 자원 배분 등을 통한 반부패 추진 기반 마련을 핵심(Keystone)으로 하고 ‘청렴문화 확산(Culture)’ ‘부패통제강화(Law)’ ‘부패유발요인해소(Eliminate)’ ‘부패예방제도운영(Adoption)’ ‘반부패협력강화(Network)’ 등 부문별 평가를 종합하는 방식이다.

권익위는 이와 함께 사회 전반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공공부문 채용 공정성을 강화하고, 부패 빈발분야 및 민생·규제 분야 법령에서 부패 유발요인을 적극 발굴해 개선토록 할 방침이다.

한삼석 권익위원장 직무대리는 “정치·경제적 여건 등으로 국가청렴도가 소폭 하락했으나 이를 반부패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