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일본의 노동운동이 주는 교훈
이재명 대통령은 2월 6일 경남 타운홀미팅에서 임금격차 문제 해법에 대해 노동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우 정당하고 당연한 내용인데, 그 근거로 노동운동의 권리를 헌법에서 주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정당하게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행사해 힘을 모아야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의 지위도 올라가고 사용자와의 힘의 균형도 맞게 돼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우리는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경우가 많지만, 노동분야에 있어서는 최저한의 기준을 정하는데 그치고 있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이 대표적이다. 그 이상의 수준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3권을 행사하여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교섭하여 타결할 필요성이 있다.
노동 관련법은 최소한의 기본을 정하는 데 그쳐
이웃나라 일본의 소위 잃어버린 30년의 근본 요인 중 하나도 노동운동의 약화, 노사대등성 원칙의 희박화다. 노동조합 조직률은 1949년 55.8%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2025년 16.0%로 낮아졌고, 파업은 거의 사라졌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서는 30인 이상 사업장에 설치, 운영이 법제화되어 있는 노사협의회가 일본에서는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는 노사가 대등하게 협의, 교섭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그 때문에 임금은 일방적으로 회사가 결정하고 있는데, 30년간 거의 올리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있어도 우리나라의 타임오프제도와 같은 것이 없어서 전임자 수가 매우 적어 조합 활동이 극히 제한적이다. 임금 인상이 없다보니 노동자의 구매력이 낮고, 기업은 그것에 맞게 제품 가격을 억제한 결과 오랫동안 물가인상과 경제성장이 없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었다. 또한 인건비 부담이 없기에 인건비 부담을 위한 고부가가치 경영도 진행되지 않아 국제 경쟁력도 약화되었다.
아베정권 이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정부 주도의 임금 인상을 추진하였으나 노동자들의 교섭력이 약한 가운데 한계가 있어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에 그쳤다. 최근 2~3년 5%의 임금인상도 물가인상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노동자들의 교섭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임금인상, 기업과 지역 간, 성별 등 다양한 임금 격차 문제의 해소도 기본적으로는 당사자가 단결하여 교섭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한 필요성의 인식과 행동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제도화가 매우 중요한데, 이 대통령의 발언은 그런 면에서 극히 타당하다.
필자는 35년간 일본에 거주하면서 노사관계를 연구하고 있으나 일본의 수상이 노동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본 적은 딱 한 번밖에 없다. 이시바 전임 수상은 2025년 10월 7일 최대 노동조합 총연맹인 렝고의 정기대회에 참석해 파업 건수가 1974년 5200건이었는데 2020년에는 27건에 불과해 피크 시의 0.03%에 그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일본헌법에는 노동3권이 명기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발언이 퇴임을 밝힌 1개월 후였다.
스스로 단결해 사용자와 대등하게 교섭할 수 있는 사회환경 만들어야
우리나라는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노동자가 자기주장을 제대로 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단결하고, 사용자와 대등하게 교섭할 수 있는 사회환경과 제도의 뒷받침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노동조합의 조직화나 운동뿐만 아니라 이미 제도화되어 있는 노사협의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