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레이더 외국산 고집, K방산에 찬물

2026-02-10 13:00:02 게재

국산 외면, 10배 비싼 스페인산 검토 … 방산업계 “해외에서 한국군 도입 실적 요구해 난감”

해상풍력발전단지 보완 레이더 설치사업에 성능이 입증된 국산을 외면하고 10배 이상 비싼 외국산 장비 도입이 추진돼 의혹을 낳고 있다. 방산업계는 수출길을 연 K방산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국방부와 풍력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군 작전지역 내 해상풍력발전단지 설치에 따른 음영(차폐)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 레이더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풍력사업자는 국방부 협의를 거쳐 레이더 도입 최종 절차에 들어갔다.

해상풍력단지에 보완 레이더를 설치해 방공관제하는 이미지를 챗GPT로 생성.

◆군 작전 보완 위해 레이더 설치하는데, 방공관제 기능 없는 외국산 도입= 전남 신안군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는 2023년부터 보완 레이더로 스웨덴 사브(SAAB) 장비가 검토되다 최근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사의 레이더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인드라 레이더는 피아식별기능과 레이돔(레이더 운영을 위한 돔)이 없는 일반 항공관제용이다.

인드라 레이더 도입은 1조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남 해역에 4기를 설치해 30년간 설치·운영하는 비용이다. 레이더를 도입하는데 투입되는 1조3000억원의 비용은 향후 고스란히 전기료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반해 국산 LIG넥스원 저고도 레이더 장비는 1000억원 수준으로 가격 경쟁에서도 우위에 있다. 하지만 군의 검토 대상에서 배제되며 사실상 납품을 포기한 상태다. 국방부는 지난해 2월 작전 제한사항 해소방안 협의에서 “레이더는 공군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 아닌 풍력발전업체 주도로 운영하고 군은 레이더 데이터 자료만 받기를 원한다”고 전달했다.

이는 곧 국산 레이더 도입은 배제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저고도 레이더장비의 경우 군이 기부채납받아 운영해왔기 때문에 기부채납 거부는 사실상 국산 장비 거부로 받아들여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군 당국은 “병력 감축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레이더 운영 부대를 창설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기부채납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풍력단지에 작전 제한사항 해소를 위해 설치하는 레이더가 군사적 기능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인드라 레이더는 피아식별기능이 없이 일반 항공기 식별만 가능한 장비다. 국내에서도 인드라 레이더는 공항에서 항공기 관제용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군이 협의조건을 내걸며 5년 이상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막아온 이유가 작전 상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결과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상풍력발전단지에 추가 설치하는 레이더는 민간사업자가 운영해 군에 데이터만 제공하면 되기 때문에 피아식별장치 등의 기능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수주 앞두고 국내 상황은 반대 = 이번에 도입하는 보완 레이더는 향후 국내에서 진행되는 군 작전지역 내 조성되는 해상풍력발전단지에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저고도 레이더는 군사용 규격으로 제작돼 방공관제 목적에 맞게 개발·전력화된 장비로 △피아식별장치(IFF) 연동 △군 통합지휘체계(MCRC) 연동 △레이돔 적용으로 24시간 무중단 운용 가능 △군 보안 규격 충족 등을 이미 검증받아 실제 작전에 활용 중이다.

반면 이번 외국산 레이더는 국산과 달리 방공관제 성능이 없어도 국내 해상풍력단지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받게 된다. 향후 국내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단지에 별다른 규제없이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외국산 레이더가 도입될 경우 K방산 수출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방산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놓고 청와대와 국회, 관계기관의 총력지원을 받으며 수주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저고도 레이더를 수출 중인 LIG넥스원은 상대국가에서 향후 유사한 형태의 사업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방공 다기능 레이더 등을 생산하며 수출전선에 투입됐다.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 천궁2의 다기능 레이더 시스템이다. 한국 레이더는 무기체계 연동형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군사 강국인 한국군이 어떤 장비를 도입했는지를 기준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방산선진국 반열에 오른 마당에 성능이 입증된 국산 장비를 한국 군이 배제한 것은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배·정재철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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