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퇴직금 포함안돼”

2026-02-12 13:00:07 게재

1·2심 이어 대법원도 사측 승소 확정

성과급 근로대가로 보기 어렵다 판단

삼성전자, 대법판결 따라 퇴직금 지급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달리 경영성과급 모두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이 기업의 경영성과급에 대해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기업별로 경영성과급 체계가 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12일 오전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각각 1997년과 1994년 입사한 생산직 직원으로 2016년에 퇴사했다. 이들은 퇴직금을 지급받았지만 경영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은 퇴직금을 받았다며 이를 포함한 금액의 차액만큼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PS)으로 구성된 경영 성과급이 정기적으로 지급돼왔고 이 중 PI는 근로의 대가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SK하이닉스 손을 들어줬다. 모두 경영성과급을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성이 있는 금원이 아니란 이유다.

쟁점이 된 성과급은 생산성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이다. 노사 간 합의 내용을 보면 PI는 생산목표 달성, 영업이익 등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PS는 경제적 부가가치(EVA)가 발생해야 지급받을 수 있다.

1, 2심은 PI·PS를 ‘근로 제공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의 배분’으로 봤다. 단체협약·취업규칙·급여규정 등에도 지급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은 데다 매년 지급조건, 지급률, 지급한도도 달려져서다.

실제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은 노사 간 임금교섭을 거쳐 지급 여부·조건이 정해졌을 뿐이다. 노사 합의에 따라 특정 시기엔 PI나 PS가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이는 경영성과급을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을 뒷받침했다.

게다가 노사는 사업변동 등 중대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PI 지급을 별도 협의하는 데 합의했다. PS는 동종 업계 동향, 전체 시장 상황, 회사 영업상황과 재무상태 등 사용자의 우연하고 특수한 사정에 좌우되는 요인들을 지급조건으로 삼고 있다. 임금이라면 근로 제공과 관련된 금원이어야 하는데 경영성과급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고(SK하이닉스)가 취업규칙, 단체협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이 사건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이 사건 경영성과급 중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해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연도별로 한 노사합의는 그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되고, 피고는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이 사건 경영성과급에 관한 노사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며 “경영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피고에게 일정 액수 또는 비율의 경영성과급을 계속하여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단체협약에 의하여 피고에게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 주요 전자 계열사가 퇴직금에 성과급의 일종인 목표달성장려금(TAI)을 포함해 지급하기로 했다. 대법원이 최근 TAI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보고 퇴직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가 빠르게 사법부의 결정을 수용하면서 유사한 임금체계를 가진 SK와 LG 등 재계 전반에 인건비 상승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달 29일 퇴직자부터 TAI를 임금에 반영해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 관계사가 대상이며 바이오 부문 계열사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대법원이 지난달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파기환송한 직후 내려졌다. 삼성측은 판결의 취지를 존중해 별도 지침이 있기 전까지 선제적으로 퇴직금 지급 기준을 변경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등의 퇴직금 수령액은 상당 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20년 근속한 직원이 매년 TAI를 최대치로 받았다면 퇴직금이 1300만원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AI는 상·하반기 각각 월 기본급의 최대 100%를 지급한다. 연간 200%의 상여금이 평균임금에 추가되는 것을 기초로 계산한 퇴직금 추정치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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