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 임금성 판단 엇갈린 이유는

2026-02-13 13:00:01 게재

‘근로 대가’ 계속적·정기적 지급, 지급의무 명시 필요

삼성전자, 취업규칙에 명시·근로 대가 인정돼 임금

SK하이닉스, 지급의무 없음·근로 대가성 인정안돼

경영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대법원이 엇갈린 판결을 내놨다. 삼성전자 퇴직자들은 재산정해 퇴직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지만,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은 추가로 퇴직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기존 판례에 적용한 기준과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을 판단할 때 △사용자(회사)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 규정, 근로계약, 노동 관행 등에 의해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근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고,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12일 SK하이닉스 퇴직자 A씨와 B씨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A·B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이 모씨 등 15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먼저 두 사건의 성과급은 취업규칙, 단체협약, 노동 관행 등에 명시돼 있었는지에 대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사건에서의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지급 기준이 미리 마련돼 있었다. 삼성전자 사건에서 대법은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미리 정해진 지급 기준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됐으므로 회사에 지급 의무가 지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취업규칙에는 생산성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에 대한 지급 의무가 명시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법은 SK하이닉스가 취업규칙, 단체협약, 노동관행 등에 의해 PI와 PS의 지급 의무를 부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특히 대법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장기간 생산직 노동조합과 노사 합의를 통해 지급 기준 등을 정하고, 그에 따라 PI와 PS를 지급했는데 2001년과 2009년에는 성과급 지급 여부에 관한 노사합의 자체가 없었고, B씨 등 기술사무직 직원들은 노사 합의 적용이 아니었는데도 사측이 같은 기준을 적용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는 경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성과급에 관한 노사 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봤다.

대법은 “PI와 PS를 지급하는 관행이 규범적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사실상 제도로서 확립돼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범의식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 대법은 “근로 제공과 직접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근로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은 SK하이닉스의 PI와 PS가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과도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은 “SK하이닉스가 연도별로 한 노사합의는 그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된다”며 “사측의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이 사건 경영성과급에 관한 노사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측이 일정 액수 또는 비율의 경영성과급을 계속해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체협약에 의해 사측이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를 갖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같은 쟁점에 관해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선고한 삼성전자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적 판단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성과급 자체로 임금성이 인정되거나 부인되는 것이 아니고 회사별 성과급 지급 기준과 내용, 방식에 따라 임금성 판단이 갈리게 됨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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