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제품 ‘기술 빼돌린 연구책임자’ 실형

2026-02-20 13:00:01 게재

접착제거제 몰래 제조·판매 ‘배임’

거래처도 가로채, 징역 1년 2개월

미용 접착제 제조업체의 연구개발·해외영업 책임자가 회사 몰래 동종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부(박옥희 부장판사)는 지난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미용제품 제조사 E사의 전직 연구개발 책임자 임 모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해외영업 책임자였던 김 모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물류팀 직원 양 모씨와 임 모씨에게는 벌금 4000만원과 3000만원을 선고했다.

속눈썹·미용 접착제·속눈썹 접착제거제 제조사에 근무하던 이들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총 29회에 걸쳐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제작해 E사의 거래처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연구개발 책임자였던 임씨는 서울 서초구 개인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의 동종 제품인 접착제거제 2400개를 제조했고, 김씨는 이를 회사 거래처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제품을 판매해 거둔 판매대금은 5억9300여만원으로 임씨와 김씨가 배임 혐의 범행으로 얻은 이익은 1억4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판매대금 전액이 아니라 필요경비 등을 공제한 순이득만을 이득액으로 봐야 한다”면서 “구체적 손해액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조·판매 행위는 범행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인건비 등을 별도로 공제할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연구개발 책임자와 해외영업 책임자가 역할을 분담해 수년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하위 직원들까지 범행에 끌어들였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배신적 행위로 피해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6년 이상 이어진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도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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