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체 감정평가 처벌법 나왔다
직접 감정평가하면 벌금 규정 개정안 … 금융위 중재에도 합의 무산
부동산 담보물에 대해 은행이 직접 감정평가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감정평가업무를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도록 의무화한 현행 규정을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감정평가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4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은행이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감정평가를 할 경우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그동안 처벌규정이 없어 은행의 직접 감정평가를 제재할 수단이 없었다.
문 의원은 “국회에서 수년간 은행 자체 감정평가가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했지만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말에는 이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만큼 법 개정안을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5조2항에 따르면 금융기관 등은 대출 자산매입 관리 등 업무를 위해 감정평가를 실시하려는 경우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도록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관행적으로 담보물에 대해 자체 감정평가를 통해 가치평가를 해왔다. 이 문제가 2020년부터 국회 등에서 제기되자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위법행위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감평협회)는 유권해석을 근거로 KB국민은행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불법 감정평가 근절’을 요구하며 장외집회를 이어갔다. 감평협회는 은행의 자체 감정평가를 단계적 폐지하고 일반물건에 대해서도 축소하는 협의안을 제시했다.
반면 KB국민은행 측은 1월 16일 열린 양자간 후속 협의에서 △담보가치산정 업무 담당 감정평가사 증원 지양 △특수물건 자체 담보가치산정 즉시 중단(단 예외 인정) △취약담보물 은행별 상황따라 담보가치 산정 점진 축소 노력 등을 협의안으로 제시했다.
일반물건 자체 감정평가를 유지하고 감정평가사 고용은 증원만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H은행은 자체 감정평가사를 15명에서 9명으로, S은행은 17명에서 13명으로 감축했다고 보고했다. 특수물건의 경우 국민은행 외 은행들은 자체 중단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은행은 26명의 자체 감정평가사를 유지하면서 증원을 지양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감평협회는 “국민은행이 내놓은 감정평가사 증원 지양은 핵심 의제인 위법소지 해소를 위한 개선을 전면 부인하고 이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이자 금융위와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감사 청구와 공정거래 위반 제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