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정치권 ‘자중지란’ 행정통합 또 발목

2026-02-25 13:00:02 게재

국회법사위, 반대여론 이유 보류

재추진 주도한 이철우 지사 뭇매

대구시와 경북도가 2019년과 2024년에 이어 세번째로 추진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또다시 무산 위기에 처했다. 관련 법이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24일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뒤늦게 불거진 대구시의회 등 지역 정치권의 반발이 발목을 잡았다.

25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특별법만 처리하고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특별법안은 보류했다.

국민의힘 반발 속 ‘전남광주 통합법’ 법사위 통과, 여야 설전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전남광주 통합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를 하려하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는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도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의 강경한 반대에 처리가 보류됐다. 서울 연합뉴스
이날 법사위 개최 전날까지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통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대구시의회가 ‘졸속 TK 행정통합 강행’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며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은 지역 상황과 의견을 더 듣고 추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19일 의장단 회의와 23일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행정통합 특별법 수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역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 등의 반대도 법사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합 특별법안을 발의한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은 “정치개혁 없는 행정통합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고, 시민단체 인사들은 “선거제도 개혁 없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의견 광고를 중앙 일간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의 발언이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공보국은 최근 경북도의회에서 이 지사가 “행정통합을 통해 정부로부터 권한을 대폭 받아와 자유 지방정부를 만들고, 우리 지역이 자유우파·보수의 종주지역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했다.

김태일 전국시국회의 공동대표도 “지방분권국가를 만들겠다는 정부 방향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철우 지사의 ‘선통합 후보완’ 방식 행정통합 추진에 반대해 온 6.3지방선거 경북지사 출마 예정자들도 법사위 보류 결정 이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경환 경북지사 예비후보는 성명을 통해 “이철우 지사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북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예비후보는 “뻔한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채 대구·경북 행정 책임자가 민주적 정당성 없이 추진했다”고 비판했고, 이강덕 예비후보도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 등이 제대로 반영된 진정한 행정통합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법사위 보류와 관련해 “지역의 생존 앞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정쟁으로 멈출 시간이 없다”며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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