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탐구생활, 공부·관심 분야 탐색을 한번에

2026-02-25 13:00:06 게재

책은 탐구 아이디어의 보고 … 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흥미 분야를 자유롭게 파고들어

신학기가 다가온다. 3월 학평으로 시작해 4월 중간고사, 5~6월 학평과 모평, 6~7월 기말고사 등 연이은 시험만큼 걱정인 것이 있다. 바로 탐구 활동이다. 지필평가 사이사이 수행평가와 창의적 체험 활동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학교 활동에서 주제 탐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학생의 관심 분야부터 자기 주도성과 같은 학업 태도, 학업 역량 등 다양한 요소를 확인할 수 있고 성장 과정을 살피기도 좋아 학생부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많이 반영된다. 대입에서 영향력이 크다고 인식되는 이유다. 그렇다 보니 학생은 신경을 쓰면서도 주제 찾기부터 탐구 방법, 산출물 제작까지 곳곳에서 부담을 느낀다. <내일교육>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에 응했던 선배들의 탐구 활동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했다.

‘짬 메모’로 교과 개념 연결

수업 후 스스로 던진 질문이 모두 탐구 주제 후보가 됐다. 교과서 곳곳의 기초 개념과 활용 원리를 활용하고 구조를 잘 짜기 위해 노력했다.

학교에서 나눠준 노트북을 챙겨 다니며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짬 메모(짬날 때 쓰는 메모)’하고 자투리 시간에 정리하면서 학습과 탐구를 연계했다.

예를 들어 고2 때 <수학ⅱ> 를 심화하며 익힌 미분방정식을 고3 때 <미적분> 에서 다시 접하며 <기하> 의 내적, 푸리에 급수와 연결했다. 이를 메모해두고 수업 시간에 푸리에 계수 공식을 유도하며 ‘푸리에 변환은 수렴 신호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때 얻은 지식은 <물리학ⅱ> 의 트랜지스터와 전자 이동 원리 탐구, <화학ⅱ> 의 연료 전지 전기 분해 실험, 납축전지·알칼리 축전지 탐구에 도움이 됐디.

아주대 전자공학과 윤성주

행렬과 미적분, 통계의 만남

통계와 데이터과학에 관심이 많아 고3 땐 ‘패턴 구조의 수학적 분석’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인공지능수학> 시간엔 ‘복잡한 행렬을 더 단순한 형태로 변환해 본질적인 성질을 이해하는 과정’인 행렬의 대각화를 개인 블로그 분석에 적용했다. 일상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이 쌓일수록 조회 수 등락이 심한 이유가 궁금했다.

글 개수·업로드 시점·조회 패턴을 직접 정리해 그래프를 만들었고 추세선을 만들 땐 변화량을 통해 전체 흐름을 가장 잘 설명하는 함수의 기울기를 찾는 편미분과 최소제곱법까지 파고들었다. 이때 만든 알고리즘은 ‘피보나치 수열의 시간 복잡도에 대한 탐구’라는 동아리 활동에도 활용했다.

건국대 KU자유전공학부 유희철

소설과 철학서 연계해 사고 확장

책은 교과 내용과 접목할 부분이 많고, 여러 권을 연계해 사고를 확장할 수도 있다. <수학ⅱ> 에서 <미적분의 쓸모> 를 읽고 한계효용 개념을 학습한 뒤에는 사회 교과에서 자주 다루는 선별·보편적 복지 논쟁과 연결했다.

<문학> 시간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을 읽고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와 칼 슈미트의 ‘예외 상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등 현대 윤리에서 집단과 개인의 도덕성을 다룬 개념을 접목해 사회 정의와 민주시민의 역할을 돌아보기도 했다.

서울대 사회교육과 김민서

책에서 접한 차별, 실제 행동으로

고2 때 범죄자 인권과 난민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를 읽었다. 이때부터 차별이라는 주제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어서 <선량한 차별주의자> 를 읽으며 차별과 불평등의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정말로 누구나 평등할까> 를 읽고는 차별이 발생하는 구조적인 원인이 ‘사회화’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력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책에서 얻은 문제의식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교내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학생이 불편을 겪는다는 사실을 짚고 ‘엘리베이터 설치 배리어 프리 학교’를 주제로 피켓을 제작해 캠페인을 벌였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이희준

책→논문→동아리로 이어진 호기심

일찍부터 신약 개발 연구원을 목표로 해,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신약의 탄생> 이다.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기 때문에 결국 세포가 점차 노화되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일 방법을 연구한 논문을 찾아 읽었다. 이때 생긴 궁금증은 고3 동아리 활동에서 풀었다. 노화 방지를 위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면 반대로 암세포의 확산을 촉진한다는 연구 조사를 발표했다.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 소프트웨어학과 김민주

과학·물리 개념으로 지역 사회 문제 해결

모교에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보는 ‘체인지 메이커’ 프로젝트가 있었다. 3학년 땐 자연 계열을 희망하는 친구들과 팀을 이뤄 ‘수질 오염으로 인한 토양 오염 심화 문제’를 탐구했다.

양양의 특성상 거리나 관광지에 버려진 쓰레기들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고, 이는 다시 토양 오염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직접 폐수 처리장을 견학한 후 실험을 통해 폐수 처리 공정의 효과를 확인하고 수질 측정과 개선을 동시에 하는 기업을 만들어 비용 부담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혼자서라도 수질 정화 기계를 만들고 싶어서 고민했는데, <생명과학ⅰ> 에서 배운 미세조류가 떠올랐다.

수질 정화 기계의 베이스로 미세조류를 사용하고, 마찬가지로 <생명과학ⅰ> 시간에 배운 PCR 기술을 이용해 연료 생산 과정에서 파괴된 미세조류를 다시 증식시키자고 생각했다.

과정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물리학ⅱ> 에서 배운 시스템 반도체를 활용하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동 비용을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황시현

생명과학+법 향한 흥미 동아리에서

<생명과학ⅰ·ⅱ> 와 <정치와 법> 을 모두 수강할 정도로 두 분야에 관심이 컸다. 동아리에서는 생명과학적 지식과 법률 문제를 융합 탐구하는 활동을 장기간 진행했다. 교내 편의점에 카페인 음료가 없는 이유가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의 규제 때문임을 알고 나니, 정말 카페인이 청소년의 심장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졌다.

물벼룩을 이용해 카페인의 영향을 관찰하고, <사회·문화> 에서 익힌 설문지법으로 10대의 카페인 음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약 6개월에 걸친 프로젝트는 서울과학전람회 예선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권경민

꿈꾸던 웨어러블 기기 구현한 동아

1학년 때 두뇌 신호로 기계를 움직이는 BMI 기술을 배우면서, 전자 의수를 처음 사용한 환자의 영상을 봤다. 저 기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뇌공학을 공부했고, 2학년 땐 새롭게 배운 아두이노를 활용해 기계를 구상했다. 1년 뒤엔 공학 제작 프로그램에서 배운 저항 제어를 활용해 실제 로봇팔의 움직임을 구현했다.

이 경험은 고3 동아리에서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하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친구들과 함께 <공학일반> 에서 배운 웨어러블 기기의 종류를 정리하고, 함께 심전도·근전도 센서의 기본 구조를 익혔다. 이후 외국 유튜브 콘텐츠로 센서 사용법을 공부하고 접합 문제를 직접 납땜으로 해결해가면서 고군분투했다. 마침내 센서의 측정 결과를 분석했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

경희대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 김린우

진로 밝혀준 자율동아리

원하는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토론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영어 토론반’을 선택했다. ‘광고에 제품의 상세 설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진행한 토론에서 찬성 측을 이끈 일이 기억에 남는다. 평소 흥미가 있던 패션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트렌드나 디자인을 넘어 신뢰, 투명성, 지속가능성 같은 패션 산업의 본질적 가치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이후 고2 자율동아리 ‘국제사회심화탐구반’에서 패션 산업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

학교 모의유엔에 EU 대표단으로 참여했다. 글로벌 패션 산업의 세 가지 핵심 의제인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 윤리적 노동 기준과 투명성 확보, 지식재산권 보호 및 문화 전유 방지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뉴욕주립대 FIT 패션경영학과 강윤지

미리 본 보건 계열 기초 과목

간호에 관심을 갖고 공동 교육과정으로 <보건간호> <간호의 기초> 를 수강했다. 왕복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야 했지만, 좋아하는 분야를 다루기에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보건간호> 에서는 근골격 계통의 정의와 유형, 노화에 따른 연골과 인대의 변화를 조사해 발표했다. 평소 무릎이 안 좋으신 아버지를 보면서 근골격계 질환, 특히 연골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간호의 기초> 시간엔 아동기의 신경 발달 장애가 성인기까지 이어져 조현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조기 발견과 회복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조현병을 분석한 논문을 분석해 사례 연구 자료를 만들었다. 두 과목 모두 관심 있는 분야를 배울 수 있는 데다 탐구하고 실습할 기회가 많았다. 보건 계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추천한다.

한남대 간호학과 이서연

정리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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