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금 모금 성동·은평 빛났다
성동구 지난해 목표 금액 165% 달성
은평은 구청장부터 발벗고 나서 독려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 있어 서울시와 자치구 실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성동구와 은평구가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 눈길을 끈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 가량이 전국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성동과 은평은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26일 성동구와 은평구에 따르면 두 자치구는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서 서울시를 포함한 26개 지자체 가운데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기부자 관심을 유발하는 지정기부 항목을 발굴하는 한편 민간과 연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를 한 결과다.
성동구는 지난해 당초 목표 대비 165%에 달하는 금액을 모금했다. 2억8000만원을 목표로 했는데 두배 가까운 4억6000여만원을 거둬들였다.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23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해뿐 아니다. 지난 3년간 모금액이 꾸준히 증가했다. 첫해 1억4622만원, 이듬해 2억4116만원, 지난해 4억6194만원으로 매년 1억원이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는 “개인 기부문화 활성화라는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평구도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 2023년 2억5225만원에서 2024년에는 2억8774만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3억5113만원을 모금했다. 구는 취약계층 눈 질환 치료와 자립준비청년들이 운영하는 카페 ‘은평에피소드’ 운영 지원금, 저소득 폐지 수집 노인들 식사권, 저소득층 노인들 영앙보약과 임플란트 지원 등에 기부금을 사용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다양한 홍보 전략과 함께 지정기부금을 활용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성동구의 경우 기부자들이 자립준비쳥년을 직접 지원하도록 했다. 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던 청년이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해야 할 시기에 월 50만원씩 1년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1억9800만원을 목표로 정했는데 총 2억614만원을 모금해 일찌감치 창구를 닫았다.
은평구는 장애인 친화미용실 운영과 생애 말기 돌봄 지원을 위한 ‘가정 임종 지원’, 저소득 노인을 위한 영양제와 인공관절 수술, 보철 치료 등을 지정기부 항목에 포함시켜 기부자들 호응을 얻었다. 구는 “구청장부터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답례품 선정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서는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박정현(더불어민주당·대전대덕) 국회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해 105억9000만원 가량을 모금했고 기초지자체 가운데 광주광역시 남구와 동구 모금액은 각각 71억3000만원과 64억10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가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이용권까지 답례품으로 내걸었지만 지난해 모금액이 2억1118만원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시 자치구 대부분이 모금액 1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세수가 부족한 서울 자치구도 보다 적극적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민간 전문가는 “기부금 쓰임새가 투명한 지정기부 항목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민간 플랫폼과 협업해 적극적으로 제도를 홍보하고 기부자 취향에 맞는 지정기부 항목이나 답례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그 특수성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동현(행정학) 전북대 교수는 “자치구간 협력 서비스와 연계 지역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시민이 함께 향유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자산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에 특화된 모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