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확산’ 사립대 80%가 올려

2026-03-06 13:00:02 게재

4년제 대학 65.8%가 인상 … OECD보다 낮은 고등교육 재정 투자

올해 전국 대학 등록금 인상이 확산되면서 학생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립대의 80%가 등록금을 올린 가운데 한국의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68% 수준에 그쳐 대학 재정 부담이 학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 등록금 인상은 단순한 대학 재정 문제가 아니라 한국 고등교육 재정 구조의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최근 발표한 ‘2026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 조사(최종)’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0개교 가운데 125개교(65.8%)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은 65개교(34.2%)였다.

특히 사립대의 인상 비율이 두드러졌다. 사립대 151개교 가운데 122개교(80.8%)가 등록금을 올렸다. 사립대 10곳 가운데 8곳이 등록금을 인상한 셈이다. 반면 국공립대는 39개교 가운데 3개교(7.7%)만 등록금을 인상했다.

등록금 인상 폭도 대부분 법정 상한 수준에 근접했다. 인상 대학 가운데 절반 이상인 68개교(54.4%)가 2.51~3.00% 인상을 결정했다. 3.01~3.18% 인상한 대학도 23개교(18.4%)였다. 법정 상한인 3.19%까지 인상한 대학도 8개교로 나타났다.

등록금 인상은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사총협에 따르면 2025학년도에도 120개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올해는 이보다 2개 대학이 늘었다. 등록금 동결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대학 현장에서는 인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학 등록금 수준 자체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지적된다. 2025년 기준 전국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695만4000원이었다.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769만2000원으로 국공립대 평균(400만4000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등록금 인상이 사립대 중심으로 확산되는 배경에는 고등교육 재정 구조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약 80%를 사립대가 담당하고 있지만 정부 재정 지원은 국공립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사총협이 함께 발표한 ‘2025년 대학의 교육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국공립대가 2592만5000원, 사립대는 1738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사립대 교육비는 국공립대의 약 67% 수준에 그쳤다.

교육비 격차는 최근 더 확대됐다.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학생 1인당 교육비 격차는 2020년 362만원에서 2024년 853만9000원으로 약 2.4배 커졌다.

한국은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이 OECD 최고 수준이지만 고등교육 재정 투자는 평균보다 낮은 ‘고학력-저투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서도 한국 고등교육 재정 구조의 한계가 확인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25’에 따르면 한국의 25~34세 청년층 고등교육 이수율은 70.6%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청년 10명 중 7명이 대학 이상 학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 지출은 1만4695달러로 OECD 평균 2만1444달러의 약 68%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대학 등록금 인상 규탄·대학 무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교육 단계별 투자 구조도 차이를 보인다. 초등과 중등 단계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보다 각각 약 7000달러, 1만1000달러 높았지만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GDP 대비 정부 재원 공교육비 비율 역시 고등교육 단계에서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초·중등 교육은 GDP 대비 4.0%로 OECD 평균(3.0%)보다 높았지만 고등교육은 0.6%로 OECD 평균 0.9%에 못 미쳤다.

등록금 인상이 확산되면서 학생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 등 대학생 단체들은 최근 등록금 인상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교육부에 등록금 동결 정책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 재정 구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총협은 등록금 자율 인상권 보장과 함께 고등교육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정부 재정지원 없이 등록금 동결 정책이 이어지면서 대학 재정이 어려워졌다”며 “고등교육 재정 확충 없이는 대학 재정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등교육 재정 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OECD 국가 수준에 맞춰 고등교육 공교육비를 확대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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