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6648명 검거…일상 파고든 마약
약물운전·온라인 마약 확산세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 단속
약물을 복용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한강 둔치로 추락하고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고급 승용차 운전자가 잇따라 적발되는 등 마약 관련 사건이 일상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 불법 유통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의료용 마약 오남용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3시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약물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차선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채 주행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붙잡았으며 차량에서 액상 담배 형태의 약물 키트를 발견해 마약류 여부와 입수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마약 범죄가 일상 영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경찰은 최근 6개월 동안 집중 단속으로 마약 사범 6600여명을 검거했다.
마약 종류별로는 필로폰·합성대마·케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5666명(85.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마 사범은 600명(9.0%), 양귀비·코카인 등 마약 사범은 359명(5.4%)이었다.
판매자 등 공급사범은 2229명에서 2747명으로 늘었고 투약자 등 단순사범도 3497명에서 3901명으로 증가했다. 공급사범 비중도 38.9%에서 41.3%로 확대됐다.
온라인 마약 거래 증가세도 뚜렷했다. 단속 기간 온라인 마약 사범은 302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3% 늘었고, 이 가운데 10~30대가 67.4%를 차지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강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판매 채널 확산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뒤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특정 장소에 숨겨둔 뒤 위치를 알려주는 ‘던지기 수법’ 거래가 대표적이다. 거래 대금은 가상자산 등을 이용해 세탁되는 경우가 많아 상선 추적이 쉽지 않다.
실제 경찰은 태국과 베트남에서 마약을 국제택배로 들여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판매한 조직원 등 139명을 검거하고 2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마약류 27.1kg과 현금·고가 시계 등 31억원 상당을 압수하고 범죄 수익 34억50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통계에서도 온라인 확산 흐름이 나타난다. 전체 마약 사범 가운데 온라인 거래 비중은 2022년 25.0%에서 2023년 25.3%, 2024년 31.6%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40.0%까지 확대됐다.
의료용 마약 오남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검거된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65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마약이나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약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237건으로 전년 163건보다 45% 증가했다.
외국인 마약 사범도 증가했다. 단속 기간 검거된 외국인 마약 사범은 111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6.7% 늘었다. 태국·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3개 국가 국적이 76.8%를 차지했다.
지난해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는 총 608.5kg으로 전년 457.5kg보다 33% 증가했다. 대마초 149.0kg, 합성대마 148.9kg, 필로폰 125.9kg, 케타민 106.2kg 순이었다.
경찰은 올해 상반기 집중 단속에서 △신종마약류 △클럽 등 유흥가 마약 △의료용 마약 오남용을 중점 단속한다. 특히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공급과 투약을 동시에 겨냥한 ‘양방향 단속’을 강화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력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활용한 합동 점검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약물 운전이나 성범죄 등 2차 범죄가 발생하면 약물을 처방하거나 공급한 병·의원까지 수사를 확대해 유통 경로를 추적할 방침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마약 범죄가 국경을 넘어 일상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며 “해외 수사기관과 국내 관계기관 협력을 강화해 마약 유입 차단과 단속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