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보완수사권’ 인정될까
여당·정부 견해차 … 이재명·정성호, 필요성 인정
민주당 내 강경파 “보완수사 허용 불가” 고수 입장
박찬운 “전면폐지, 형사사법절차 혼란 위험” 사퇴
검찰개혁 법안 관련 정부와 여당의 입장차가 확인되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인정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일부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은 보완수사를 허용해선 안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현재 이런 논란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정부안을 놓고 벌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있을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런 가운데 검찰개혁추진단의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여권 내 강경파의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요구를 비판하며 자문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해 논란을 키웠다.
10일 정부와 여당 등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소청·중수청법 정부안을 향한 비판 목소리에 대해 “내 뜻과 다르다고 해서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인 숙의,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개혁의 구호는 우리의 것일지 몰라도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집권 세력으로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의 입장 표명은 이재명 대통령이 중수청·공소청법안을 둘러싼 여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공개 반발에 우려를 표하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대통령이나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할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9일에도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를 들어 공소시효가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송치가 됐다면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될 경우 사건이 경찰과 검찰을 오가는 데에만 남은 시간이 끝나버린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남용 가능성을 봉쇄하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에는 그런 것(보완수사권) 정도는 해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입장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등 정부의 검찰개혁안 수정도 요구하고 있다. 검찰개혁이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 하에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의 정부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9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저는 법안 내용을 보면 (검찰이) 폐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소청법에 따르면 검찰의 영장 청구 지휘권, 전건송치 부활 등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기존 기득권을 유지해주는 것 또는 권한을 강화시켜주는 법”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여당 내 강경파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찬운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이 자진사퇴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사임 결심 이유에 대해) 위촉 이전부터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송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며 “이런 소신을 가진 내가 검찰개혁 핵심 과제인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 자문을 맡는 건 중립적 입장에서 법안 준비를 요구받는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리 형사사법 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보완수사권 부여 문제는 중수청·공소청법 통과와 별개로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 일부 강경파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후속 입법 과정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검사의 수사 개시(직접수사)를 금지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지만, 송치받은 사건의 보완수사를 허용할지에 관해서는 각계의 이견이 뚜렷한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 또한 검사의 보완수사 필요성에 대해 입장 차이를 여러 차례 드러내면서 향후 이재명정부의 검찰 개혁 논의에서 보완수사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