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교 포르쉐 추락사고 약물수사 확대
전직 간호조무사 근무 병원 압수수색
의료용 마약 오남용·약물운전 증가
서울 반포대교에서 약물에 취한 상태로 포르쉐 차량을 몰다 한강 둔치로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전자에게 약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전직 간호조무사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최근 약물운전과 의료용 마약 오남용 사건이 잇따르면서 수사 범위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직 간호조무사 A씨가 근무했던 병원을 최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서 발견된 프로포폴의 출처가 이 병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의약품 관리 기록과 처방 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차량에서는 프로포폴 빈 병과 약물이 채워진 일회용 주사기, 의료용 관 등 의료용 물품이 다량 발견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 프로포폴 병이 해당 병원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포르쉐 운전자 B씨에게 약물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일 B씨에게 약물을 전달하거나 투약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사고 당일 B씨가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 머무르는 동안 A씨가 차량 조수석에 탑승한 모습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포폴 등 약물을 처방받기 위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다 A씨를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미체포 상태인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약물 투약 여부와 마약류 확보 경위, 병원에서의 관리 과정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병원측의 관리 과실이나 불법 투약 관여 여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는 사건은 최근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3시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는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로 30대 남성 C씨가 붙잡혔다. 경찰은 ‘차선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채 주행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C씨를 검거했으며 차량에서 액상 담배 형태의 약물 키트를 발견해 마약류 여부와 입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의료용 마약 오남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검거된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65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마약이나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약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237건으로 전년 163건보다 45% 증가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 44분쯤 포르쉐 SUV를 몰고 반포대교를 주행하다 난간을 들이받고 잠수교 인근 한강 둔치로 추락하는 사고를 냈다. 경찰은 B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구속해 지난 6일 검찰에 송치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