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옹벽 붕괴 수사, 시장까지 확대

2026-03-11 13:00:02 게재

이권재 오산시장 첫 피의자 소환

지난해 경기 오산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시정 책임자인 이권재 오산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중대시민재해) 혐의를 받는 이 시장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이 경찰에 출석한 것은 지난해 11월 형사 입건된 이후 처음이다.

경찰은 이 시장을 상대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 구축과 시설물 점검·관리 과정이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력과 예산, 점검 체계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소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이 시장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착수했다. 지난 4일 오산시청 시장실과 비서실, 안전정책과, 기획예산과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이 시장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시장 업무용 컴퓨터 등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확보해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체계 구축 과정과 관련 의사결정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휴대전화는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돼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수사는 국토교통부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본격화됐다.

사조위는 지난달 26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빗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못해 옹벽 내부 수압이 증가하면서 붕괴가 발생했다”며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친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다만 이 시장은 사조위 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반박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조사 결과 발표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 유지관리 조치와 민원 대응, 사고 당시 현장 대응 과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고 원인이 설계·시공 단계에서 형성된 구조적 취약성에 가깝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고 구간은 개통 전까지 여러 차례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7월 16일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인근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하면서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인 40대 남성이 숨졌다.

붕괴한 옹벽은 길이 약 330m, 높이 약 10m 규모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제2종 시설물에 해당한다.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해 오산시청 공무원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안전점검 용역업체 관계자 등 6명을 시설물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일부 업체 관계자는 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와 국토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설물 관리 책임과 안전관리 체계 운영 과정에서 법적 책임이 있었는지 등을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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