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혁신을 일구는 사람들 ③ 강지원 시티파이브 대표

“눈으로 보고 말로 명령”…귀에 걸어 사용하는 인공지능

2026-03-11 13:00:04 게재

CES 2026 최고혁신상 수상 … 기존 스마트안경 한계 극복

호주 보안기업 공급계약 추진, 실리콘밸리 VC와 투자 협의

동시통역 기능 적용 추진 … “시장서 사용돼야 진짜 혁신”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사람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지난달 13일 강지원 시티파이브 대표가 경기도 동탄 시티파이브 본사에서 ‘귀에 착용하는 인공지능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시티파이브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사람과 AI가 만나는 방식은 여전히 키보드와 화면 접촉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한계를 넘어 음성과 시각을 동시에 활용하는 ‘귀에 착용하는 인공지능 장치’(ZONE HSS1)를 개발한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티파이브(대표 강지원)이다. 시티파이브가 개발한 ZONE HSS1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을 그대로 인공지능에 전달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착용형 AI기기다.

기존 스마트글라스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장시간 사용에 제한이 있다. HSS1는 배터리 무게를 목 뒤로 분산시키면서 안면의 부담감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은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호주 보안기업과 공급계약을 추진하며 산업현장 활용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향후 동시통역 기능을 활용한 관광안내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강지원 대표를 지난달 13일 경기도 동탄 시티파이브 본사에서 만났다.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 전 13년 동안 국내외 영업과 상품기획 제품개발 등을 경험했다. 일본기업에 근무하며 글로벌시장 흐름도 지켜봤다. 2020년 창업당시부터 한가지 의문이 있었다. AI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사람의 입력방식은 여전히 마우스와 키보드 화면터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글자뿐 아니라 음성 사진 영상까지 동시에 이해한다. 그러나 사용자는 여전히 글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한다. 기술과 사용방식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고 판단했고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제품개발의 출발점이 됐다.

●기존 스마트안경과 차이점은

가장 큰 차이는 안경형태를 벗어났다는 점이다. 기존 스마트안경은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과 성능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또 카메라가 항상 노출돼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도 제기된다. 이 장치는 카메라는 필요할 때만 작동한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과 음성지시를 동시에 이해한다. 장치형태와 사용방식 자체가 다르다. 제품명 Zone HSS1은 ‘듣고 보고 말한다’(Hear See Speak)의 의미를 담았다. 보고 듣고 말하는 직관적인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방식은 어떻게 달라지나.

기존 인공지능 활용방식은 사진을 업로드한 뒤 질문을 입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장치는 사용자가 보고있는 장면을 그대로 AI에 전달하고 말로 지시할 수 있다. 사진편집이나 영상제작도 같은 방식으로 가능하다. AI가 사람의 시선과 상황을 함께 이해하는 구조다.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AI 활용속도와 작업효율 자체를 바꾸는 방식이라고 본다.

시티파이브의 Zone HSS1 제품 이미지
●CES 최고혁신상 수상 이후 변화는

해외반응이 크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기술설명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사업협의가 먼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과 호주 기업들과 협력논의가 먼저 진행됐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과도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주로 어느 분야에서 활용되는가.

현재는 호주의 보안전문기업과 장비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보안요원이 현장에서 상황을 확인하는 동시에 AI분석을 받을 수 있는 장비로 활용될 예정이다. 경비나 시설관리 등 현장대응 업무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주목하는 분야는 동시통역기능을 활용한 관광서비스다. 장치가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음성으로 내용을 전달해 준다. 예를 들어 해외 관광지에서 안내판이나 메뉴판을 보는 즉시 통역해 들려준다. 현지인과 대화도 실시간으로 번역해 전달할 수 있다. 여행객들이 공항에서 단기대여를 통해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가 정착되면 관광객의 언어장벽을 크게 낮추고 현지 정보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기술평가 제도에 대한 생각은

세계 전시회에서는 최고혁신상을 받았지만 국내 지원사업에서는 서류 단계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심사자 이해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신기술 평가체계와 심사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궁극적인 목표는

목표는 분명하다. AI시대에 맞는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제품생산과 매출을 통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도구가 됐으면 한다. 혁신은 말보다 결과로 증명된다. 결국 시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기술이 진짜 혁신이라고 본다.

화성=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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