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검찰권만 강화하는 ‘촉법소년 겁주기 정책’

2026-03-12 13:00:12 게재

촉법소년(觸法少年)이 현 정부에서 또 소환됐다. 법무부가 촉법소년 연령의 상한을 13세에서 12세로 낮추겠다는 정책을 세웠다. 지난 정부에서도 법무부 업무보고 때 담겼던 내용인데, 당시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탄핵이 되었고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국무회의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대통령도 ‘압도적 다수 국민이 찬성한다’면서 실천의지를 드러냈다.

촉법소년이란 ‘형벌 법령에 저촉(抵觸)되는 행위를 한 10~13세 소년’을 말한다. 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처분이라는 점을 주목해 흔히 보호처분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사회의 안전을 위한 처분이다. 보안처분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본질에 부합한다.

보호처분이라고 부르니 촉법소년의 범죄로 피해를 본 사람은 물론 촉법소년 자신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형사미성년자가 아닌 소년도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을 흔히 범죄소년이라고 부른다. 범죄를 지은 14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을 말한다. 범죄소년은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지만 형벌을 받을 수도 있다.

소년 범죄체계 대전환 필요

촉법소년 연령의 상한을 12세로 낮추자는 것은 범죄를 저지른 13세 소년은 보호처분만 받을 수 있는 촉법소년이 아니라 형벌도 받을 수 있는 범죄소년으로 변경하자는 것이다. 보호처분 중 소년원 수용은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 특히 2년 이상 징역을 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범죄소년 중 과연 몇명이나 징역형을 실제로 받을까. 2024년에 범죄소년 6만1729명 중 약 1%인 649명이 징역 실형을 받았다. 2024년에 촉법소년이 2만814명이었는데, 이중 13세는 나머지 인원의 4배 정도인 약 1만6600명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촉법소년 연령의 상한을 12세로 낮추면 13세 촉법소년 약 1만6600명 중 약 1%인 166명이 징역의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2024년에 소년원 처분을 받은 13세 촉법소년은 83명이었다. 징역의 실형을 받을 13세 촉법소년은 83명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다. 촉법소년 연령 상한 13세 인하 정책은 고작 100여명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촉법소년 연령 인하 정책의 숨은 의도는 형벌은 전과기록으로 남지만 보호처분은 전과로 남지 않아 아이들이 크게 두려워하지 않으니, 낙인이 되는 형벌에 대한 두려움을 아이들에게 줘서 범죄를 억제해보려는 것이다. 일종의 겁주기다.

전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효력이 없어지고, 더욱이 소년법은 형벌로 인한 공무담임권 등의 자격에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 인하 정책은 검찰권 강화를 의미한다. 형벌은 형사법원이 주고 보호처분은 소년법원이 주는 것인데, 범죄소년을 형사법원으로 보낼지 아니면 소년법원으로 보낼지 판단을 검사가 한다.

반면에 촉법소년은 검사가 개입할 수 없고, 경찰서장이 소년법원에 보낸다. 따라서 촉법소년이 범죄소년으로 바뀌면 검사가 개입해서 소년법원에 보낼지, 형사법원에 보낼지, 아니면 아예 기소유예하거나 불기소할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검찰권 강화는 현 정부의 기조인 검찰권 약화와 어울리지 않는다.

단순히 촉법소년 엄벌과 겁주기 논의를 앵무새처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소년범죄의 원인 분석과 함께 소년사건 처리 체계의 대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을 구별한 후 촉법소년은 경찰과 소년법원의 이원적 절차로, 범죄소년은 경찰과 검찰 및 형사법원의 3원적 절차로 처리하고 있다.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을 구별하지 않고, 경찰이 조사한 후 모두 법원으로 송치하고 법원이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할지 소년형사사건으로 처리할지 판단하도록 하는 이른바 법원선의(先議)주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비난과 처벌 아닌 공감과 지지를

가정이 없거나 해체되어 공감과 지지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가 생겨서 겁이 나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처벌하고 야단치는 것은 쉽지만 설득하고 교육을 하는 것은 어렵다. 아이들이 문제인가 아니면 그런 환경을 만든 우리 어른이 문제인가 따져보지 않고 힘없는 아이들만 야단치고 비난하고 겁주지 말자.

윤동호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