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특조위 청문회 시작
정부 재난 대응 책임 규명 쟁점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12일 청문회를 시작하며 참사 당시 정부와 관계기관의 재난 대응 책임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갔다. 청문회에서는 재난 대응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와 경찰·소방 대응 과정, 인파 관리 실패 원인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조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청문회 1일차 일정을 진행했다. 이번 청문회는 참사 이전 예방·대비 체계와 사고 이후 대응·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확인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조위는 특히 당시 정부 재난 대응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중앙정부 재난 대응을 총괄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과 대응 과정의 책임 공백 여부 등을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 대응 과정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특조위는 참사 당일 112 신고 대응 상황과 경찰 인력 배치, 인파 위험 보고 체계, 구조·구급 대응 과정 등 참사 전후 대응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는 이상민 전 장관을 비롯해 윤희근 전 경찰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남화영 전 소방청장 직무대리,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 54명과 참고인 23명 등 총 77명이 출석 대상이다.
특조위는 이틀 동안 청문회를 진행하며 경찰과 소방,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의 대응 과정과 지휘 체계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규명이 필요한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참사 당일 오후 6시 34분부터 접수된 다수의 112 신고가 제대로 대응되지 않은 이유다. 당시 인파 밀집 위험을 알리는 신고가 이어졌지만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인파 관리와 안전 통제를 위한 경찰 경비 인력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은 배경도 주요 쟁점이다. 대규모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사전 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아울러 참사 당시 재난 대응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중앙정부와 경찰,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실질적인 재난 총괄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청문회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번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측은 형사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특조위에 불출석 의사를 통보했다. 특조위는 앞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출석 요청을 위한 면담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윤 전 대통령의 청문회 불출석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10.29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는 국가가 재난 앞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밝히는 자리”라며 책임자들의 진상 규명 협조를 요구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따르면 청문회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선서 또는 증언을 거부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문회가 단순한 책임 규명을 넘어 국가 재난 대응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사이의 재난 대응 권한과 책임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참사 대응 혼선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만큼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