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주가조작’ 슈퍼리치 세력 적발

2026-03-12 13:00:04 게재

DI동일 1년9개월 시세조종

증권선물위원회 검찰 고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해 대형 주가조작을 벌인 이른바 ‘슈퍼리치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종합병원·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들과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 소액주주운동가 등 개인 11명과 관련 법인 4개사를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금지 위반과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함께 운영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이다.

혐의자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DI동일을 시세조종 대상으로 정하고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동원해 장기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동원한 시세조종 자금은 1000억원 이상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수십개의 계좌를 활용해 분산 매매를 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회피하면서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 등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방식으로 약 1년 9개월 동안 거의 매일 시세조종 거래가 이뤄졌으며 부당이득 규모는 약 400억원대로 추정된다.

조사 과정에서는 해당 상장사 임원과 증권사 직원이 시세조종 과정에 연루된 사실도 드러났다. DI동일 임원은 회사가 증권사와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신탁 계좌에서 자사주 매수 주문이 시세조종 세력 의도대로 제출되도록 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소액주주운동을 빌미로 회사 경영진을 압박해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활용해 주가를 관리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이후 시세조종 세력은 DI동일과 유사한 다른 종목을 추가 시세조종 대상으로 삼아 주가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합동대응단의 압수수색과 지급정지 조치로 불공정거래 행위가 중단됐다.

금융위는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을 통해 진행 중인 범죄행위를 중단하고 피해 확산을 차단했다”며 “지급정지 조치를 처음 실시해 부당이득 환수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검찰 고발 이후에도 과징금 부과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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