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가 재생’ 촉매 개발…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돌파구

2026-03-15 11:47:29 게재

전해질 조절로 촉매 활성 유지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반응 과정에서 스스로 성능을 회복하는 ‘자가 재생’ 촉매를 개발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정동영 교수 연구팀이 이산화탄소(CO₂)를 유용한 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전기화학 반응에서 촉매 성능이 저하되는 원인을 규명하고, 반응 중에도 촉매가 활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공장과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화학 원료로 활용하는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그러나 촉매 성능이 빠르게 떨어지는 문제가 상용화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 널리 사용되는 구리(Cu) 촉매의 표면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촉매는 반응 과정에서 단순히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표면 구조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재구성(reconstruction)’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촉매 재구성이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첫 번째 방식은 촉매 표면에 산화물이 형성됐다가 다시 환원되는 과정이 반복되는 형태로, 초기에는 활성이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능 저하로 이어졌다.

반면 두 번째 방식은 촉매 금속이 전해질에 일부 녹아 나왔다가 다시 촉매 표면에 부착되는 과정이 반복되는 형태였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활성점(active site)이 계속 생성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전해질에 극미량의 구리 이온을 첨가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경우 촉매 금속이 녹았다가 다시 붙는 과정이 균형을 이루며 반복되고, 촉매 표면에 새로운 활성점이 지속적으로 형성돼 장시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복잡한 장치나 고전압 조건 없이 전해질 조절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공정 단순화를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에틸렌과 에탄올 등 고부가가치 C₂ 화합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C₂ 화합물은 플라스틱과 연료 등의 원료로 활용되는 산업적으로 중요한 화학 물질이다.

정동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 성능 저하를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라 제어 가능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접근한 결과”라며 “반응 중에도 촉매가 최적의 활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한주 박사과정생과 안홍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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