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간이회생 비중 40% 육박

2026-03-16 13:00:37 게재

상공인·소기업 중심 구조조정 수요 늘어

제조업에서 건설·IT·유통으로 업종 확대

최근 법인회생 사건 가운데 ‘간이회생’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공인과 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간이회생은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총액이 50억원 이하인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절차를 간소화한 회생제도다.

16일 법원 인터넷공고 기준 최근 5개월 전국 법인회생 공고는 약 320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간이회생 사건은 1228건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월별로 보면 법인회생 공고는 지난해 10월 620건, 11월 674건, 12월 725건, 올해 1월 652건, 2월 532건으로 월 평균 640건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간이회생 비중은 2025년 10월 36%에서 올해 2월 40% 수준까지 높아지며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간이회생은 일반회생보다 조사 절차와 채권자집회 등이 단순화돼 절차기간과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어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자의 구조조정 통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서울회생법원은 간이회생 비율이 구조적으로 증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전체 법인회생 사건이 늘어나면서 법인 간이회생 사건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은 있지만 비율이 증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간이회생 증가 흐름이 더 뚜렷하게 체감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기업회생협회 산하 기업회생연구소의 노현천 소장은 최근 상황을 “임계점 돌파”로 표현하며 “회생이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채무 구조조정을 통한 선제적 재기 전략으로 인식되면서 신청 장벽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청 업종도 제조업 중심에서 건설, 정보통신(IT) 서비스, 유통·물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중소 건설사와 하도급 업체 신청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중소기업 유동성 악화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금융권 대출 심사 강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흑자 도산’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간이회생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노현천 기업회생연구소장은 “간이회생 증가 흐름은 중소기업 유동성 압박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기업회생 제도가 위기에 처한 기업의 재기를 지원하는 경제적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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