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법개혁 3법’에 본격 대응

2026-03-17 13:00:10 게재

법왜곡죄 대응 TF·재판소원 연구반 가동 등

대법관 증원엔 사실심 강화 “법관 증원 필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최근 시행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에 본격 대응하기로 했다. 사법부 기능 위축과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왜곡죄 대응 태스크포스(TF)와 재판소원 연구반을 구성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전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최근 개정된 법률의 시행에 관한 안내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법개혁 관련 법률 시행에 대응하는 법원행정처의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법관 위축을 막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해당 내용을 지난 12~13일 충북 제천에서 비공개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 논의를 토대로 정리한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우선 법왜곡죄 신설에 대응해 ‘형사재판 보호·지원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기 차장은 “법왜곡죄 처벌 규정 신설에 따라 법관들이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며 “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제도 정비, 예산 확보 등을 통해 법관이 형사사법 절차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의연하게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왜곡죄는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형사 법관 등을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사법부에선 본질적으로 사실인정과 법리 해석에 폭넓은 재량권이 주어지는 법관에게 ‘법 왜곡’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조직도 꾸린다. 기 차장은 “충분한 준비 과정 없이 개정 헌법재판소법이 시행됐고, 아직 법리적으로 불분분명한 부분이 많아 제도가 안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원행정처는 사법부 내부에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구성해 향후 문제될 수 있는 여러 쟁점들에 관해 체계적인 검토와 연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 12일 충북 제천시에서 간담회를 갖고 재판소원 관련 법령 개정 미비로 △재판기록 송부 절차 △사법부의 의견 제출 방식 △재판 취소시 후속 절차 △취소된 확정 재판을 전제로 이뤄졌던 집행의 효력 등이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

2년 후 시행될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대비하기로 했다. 기 차장은 “대법관 증원은 사법 자원을 사실심이 아닌 대법원에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로 인해 사실심의 재판 역량이 줄어들 것이 우려되고, 사실심에서의 신속·충실·공정한 재판 구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법관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안 추진으로) 대법관 증원이 대법원 재판 뿐 아니라 국민의 삶에 더 밀접한 사실심 재판까지도 더욱 신속, 충실, 공정해질 수 있도록 하는 혁신과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원행정처는 2년 뒤부터 진행될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 △법관 증원 △재판연구원 증원 △시니어판사 제도 도입 △사법보좌관 업무범위 확대 등 사실심의 재판 역량을 유지·보강할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 차장은 “법률안 논의 과정에서 여러 우려를 전달했음에도 시행에 이르게 돼 혼란이 있을 것으로 안다”며 “사법부가 국민과 헌법에 충실하다는 본분을 지키면서 신속하고 충실하며 공정한 재판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법개혁 3법’은 지난 12일 오전 0시부로 관보 게재를 통해 공포됐다. 개정 형법(법 왜곡죄) 및 개정 헌법재판소법(재판소원)은 공포 즉시, 개정 법원조직법에 따른 대법관 증원은 공포 2년 뒤부터 시행된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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