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로교통공단, 고위험 운전자 관리 강화
수시 적성검사 절차 5.5개월로 단축
잇단 치매 운전자 사고에 제도 개선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공단)이 고위험 운전자의 운전면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수시 적성검사 제도를 개선하고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한다. 검사 대상자 통보 주기와 행정 절차를 단축해 운전면허 사후관리 속도를 높이고 교통사고 예방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18일 경찰과 공단에 따르면 수시 적성검사는 치매·신체장애·정신질환 등 안전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후천적 요인이 발생한 운전자의 운전능력을 다시 평가하는 제도다. 운전면허 사후관리의 핵심 장치지만 대상자 파악과 행정 절차가 늦어 관리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치매 운전자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더욱 부각됐다. 실제로 고령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보행자를 치거나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운전능력 검증과 면허 관리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일부 사고에서는 운전자가 인지 기능 저하 상태였음에도 면허를 유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검사 대상자 편입부터 면허 취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고위험 운전자가 장기간 별도의 검증 없이 운전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검사 통지 이후 3개월의 검사 기간을 부여하고, 미응시 시 추가로 3개월을 다시 주는 방식으로 행정처분까지 최대 10개월 이상이 걸리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외부기관 통보 주기를 기존 분기에서 월 단위로 단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 등으로부터 치매나 질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전달받아 검사 대상자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행정 절차도 간소화했다. 기존 2회 검사 기회 부여 방식에서 1회 검사로 변경해 전체 절차를 약 5.5개월 수준으로 줄였다. 검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면허가 취소되는 규정은 유지된다.
경찰은 이번 개선으로 고위험 운전자 관리 공백이 줄어들고 사고 예방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치매 등 인지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운전자에 대해 신속한 판단과 조치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제도 개선만으로 사고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매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고 가족이나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신고·연계할 수 있는 사회적 관리 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면허 반납 제도와 연계한 정책적 보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이번 개선은 고위험 운전자 운전면허 관리를 통해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변화하는 교통 환경에 맞춰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