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중수청법 이어 보완수사 ‘불씨’
당정청,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협의안 도출
검사 특사경 지휘 배제 … 검찰 권한 대폭 축소
미세조정 넘어 큰폭 수정 … 형소법 갈등 남아
더불어민주당의 강경파들이 요구한 검사의 수사배제 수정요구안이 당정청의 단일안으로 도출되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들 검찰개혁 관련 법률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법률안)이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앞으로 최대 쟁점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보완수사요구권만 인정하자는 주장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18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당·정·청은 전날 중수청 및 공소청 설치법 재수정에 합의했다. 검사 권한이 축소됐지만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변경하고 모든 검사를 해임하고 선별 재임용하자는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의 주장은 반영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기존 정부안보다 수정 폭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번 주 이들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단 방침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정·청의 물밑 조율 끝에 마련한 중수청·공소청법 협의안을 소개했다.
정 대표 등에 따르면 협의안은 중수청·공수청법상 검사의 수사 개입 여지와 관련한 조항들을 없앴다. 검찰이 다른 행정 공무원과 동등하게 국가공무원법에 준하는 인사·징계·재배치·발령 등을 받도록 관련 조문 등도 보완했다.
합의안에는 중수청이 수사를 개시할 때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과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공소청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폐지하는 등 공소청 검사의 권한과 지위를 약화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공소청은 3단 구조를 유지하지만 명칭은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에서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바꿨다.
당내 검찰개혁 논쟁이 소모적으로 흐른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한 어조로 개혁 원칙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속전속결로 이견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X(옛 트위터)에서 “당정 협의안 중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에 대한 지휘 조항이나 수사 진행 중 검사의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며 “다만 어떤 이유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청 합의안을 발표했다.
중수청·공소청 법안에는 검찰개혁 최대 쟁점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이를 다룰 방침이다.
다만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는 당 안팎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정청은 수차례 논의에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자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당내 강경파는 보완수사권 절대 폐지를 주장하지만, 이 대통령과 정부는 인권 보호 측면에서의 예외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것은 공소청법, 중수청법만으로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적인 형사사법 체계의 모습은 수사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통해서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소청법 제정과 동시에 형사소송법을 전면 개정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으나 국회는 향후 입법과정에서 수사, 기소 분리 원칙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검찰이 공소청으로 간판만 바꿀 뿐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에 대해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등의) 여러 가지 의견 있다”며 “이 문제로 전국 순회 토론회를 여는 걸로 안다. 여러 의견을 듣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이 뭔지 당에서 숙의를 거쳐서 앞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