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부기장, 동료 기장 연쇄 범행 계획

2026-03-19 13:00:28 게재

3년 전부터 4명 표적…동선 추적 등 계획범죄 정황

평가 탈락 이후 갈등…전문가 “피해망상 가능성”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50대 전직 부기장이 전 직장 동료 기장 4명을 상대로 장기간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전 추적과 동선 파악 등 계획범죄 정황에 주목하고 범행 동기와 정신 상태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김 모씨는 체포 직후 “전 직장 동료 기장 4명을 상대로 3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진술의 구체성과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수사 결과 김씨는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들의 주거지와 이동 경로, 출근 시간 등을 파악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장소도 폐쇄회로(CC)TV가 없는 구간을 선택하는 등 사전 준비 정황이 확인됐다.

김씨는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에서 동료 기장 A씨를 공격했으나 실패했다. 이어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경남 창원에 있는 전 동료 C씨 주거지를 찾아 추가 범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김씨가 장기간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주거지 파악 과정 역시 지속적인 추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씨는 공군사관학교 비조종사 출신으로 이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해 민간항공사 부기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료 진술 등에 따르면 김씨는 조종사 능력 평가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재평가를 받는 등 자격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건강 문제로 병가를 낸 뒤 퇴사했으며 평가 결과와 관련한 부담을 크게 느꼈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일부 동료들은 김씨가 평가 결과를 회사와 동료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경찰 압송 과정에서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언급한 인물들은 모두 공사 출신 조종사로 확인됐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해당 주장과 관련해 구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조종사 중 공군사관학교 출신 비중은 크지 않다”며 “특정 집단이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의 인식과 진술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행 동기와 정신 상태를 분석할 계획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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