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가스생산 공공책임 민간에 ‘떠넘기기’

2026-03-20 13:00:04 게재

서울·인천·경기 일부 지자체 과징금 대신 부담 서약 … 기후부 “계도가 최선, 법적 관리 권한 없어”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 공공의무생산자인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신의 법정 의무를 민간에 떠넘기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목표 생산량을 지키지 못할 경우 과징금을 대신 부담하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용역 계약이 이뤄져 문제가 커지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재생에너지인 바이오가스는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 하수찌꺼기 등 유기성 폐자원을 분해(혐기성 소화) 할 때 생산되는 가스다. 폐기물처리와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유기성 폐자원 처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에 생산목표율 50%가 부여됐다. △직접 시설을 설치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거나 △다른 시설에 폐자원 처리를 위탁해 바이오가스를 만들어야 한다. 혹은 다른 시설에서 생산한 실적을 구입할 수 있다.

17일 바이오가스업계 관계자 A는 “지자체들이 음식물류폐기물을 위탁하면서 바이오가스 생산 책임까지 함께 전가시키고 있다”라며 “과업지시서에 △발주기관(지자체)의 바이오가스 생산목표량을 달성해야 한다 △생산목표율을 달성하지 못해 과징금을 부과될 경우 이를 납부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가스업계 관계자 B는 “과징금 규모가 상당한데 실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민간은 사실상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며 “불만이 있어도 당시 계약을 따기 위해서 분배협의서나 준수서약서 등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당시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의 바이오가스생산목표제 정책 설명회에서도 지자체의 음식물 등 유기성폐자원 처리 민간위탁 계약 과업지시서에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율 달성 △과징금 납부·부과 등 책임을 민간에 전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며 “진행 중이거나 계약이 완료된 건도 모두 해당한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달라지는 게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한 유형으로 분배협의서 등을 작성한 걸로 안다”고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기후부 한국환경공단에서 서약서를 받지 말라는 지침은 없었다”며 “서약서에 과징금 부담 등의 내용이 담겼더라도 이미 의무생산량을 충당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해당 조항(본 계약서와 부칙 서약서 등)이 법률적으로 적절한지 확인 후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위탁업체에 의무 채임을 전가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서류나 자료 등을 요청하는 건 충분한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어서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부의 ‘환경시설을 활용한 바이오・물 에너지 확대 로드맵’에 따르면, 바이오가스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량은 2026년 연간 110만톤, 2030년에는 연간 470만톤이 될 전망이다. 이는 2030년 폐기물 부문의 국가 감축목표 800만톤 중 약 58.8%를 차지하는 수치다. 그만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 바이오가스 활용 방안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아무리 탄소중립이라는 목표가 중요해도 방법 역시 합당하지 않다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19일 기후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에게 다시 한번 안내를 하고 최대한 민간에게 법적 의무를 떠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관련 법상 중앙정부가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주의 정도가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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