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법안 오늘 국회 처리
특별사법경찰 지휘·감독권 폐지
근무평정 강화 … ‘징계 파면’도
중수청 등 발령 법적 근거 마련
검사의 직무 권한을 대폭 축소한 공소청법안이 20일 국회에서 처리된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창설된 검찰청은 78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공소청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재적 의원 3/5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결하고 곧바로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9월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 분리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데 따른 후속 법안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는데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가고 공소청은 기소만 전담하게 된다. 민주당은 공소청법에 이어 중수청법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당정청이 조율을 거쳐 내놓은 공소청법은 검사의 직무 권한을 법률로 제한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공소청법 제4조에서는 공소청 검사의 직무를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영장 청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재판 집행 지휘·감독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수행 또는 지휘·감독 △범죄수익 환수, 국제형사사법공조 등으로 규정했다. 이외 경우는 법령이 아닌 법률로 검사의 권한을 정하도록 해 시행령을 통해 검사 직무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차단했다.
검찰청법에 있던 검사의 범죄수사권은 폐지됐다.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도 삭제됐고, 정부안에 담긴 영장 청구·집행 지휘 권한도 빠졌다.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당초 정부가 제안한 중수청법에 담겼던 중수청 개시 사건의 공소청 통보, 공소청의 중수청에 대한 입건 요구 등의 조항도 같은 이유로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공소청법에는 기존 검찰청법에는 없던 ‘권한남용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 또 검사 직무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검사는 검사사무에 관하여 법률에 따라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명시했다.
공소청법에서는 검사의 징계 종류에 ‘파면’을 추가해 탄핵 절차 없이도 검사의 파면을 가능하게 했다. 지금까지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를 통해 파면할 수 없어 다른 공무원들과 형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검사의 근무성적 평정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공소청법 제43조는 평정기준에 항고·재항고 인용률과 인용사유, 재정신청의 인용률과 인용사유 및 무죄판결률과 무죄사유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검사의 정치운동 금지 및 정치 관여죄도 도입했다. 검사는 재직 중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국회 또는 지방의회 의원이 되는 행위 등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과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했다.
공소청은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등 3단 체계로 운영된다. 공소청은 대법원에, 광역공소청은 고등법원에, 지방공소청은 지방법원과 가정법원에 대응해 각각 설치된다.
여권 일각에서 3단 체계는 기존 ‘대검찰청-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구조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검찰이 사법부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는 잘못된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며 반대했지만 대공소청을 공소청으로, 고등공소청을 광역공소청으로 명칭을 수정하는 선에서 합의됐다.
검찰총장의 명칭도 유지했다. 공소청법 제11조는 ‘공소청에 검찰총장을 둔다’고 규정한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중임할 수 없다.
공소청이 기존에 진행하던 수사를 해야 할 경우 90일 이내 사건을 종결하고 종결하지 않을 경우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하도록 하는 경과조치도 마련됐다. 정부안에서는 사건 종결 기한이 6개월이었으나 민주당 의견을 반영해 단축됐다.
아울러 정부가 기존 검찰 인력을 중수청 등 국기기관으로 인사 발령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공소청법 부칙 제7조는 기존 검찰청 검사와 공무원을 공소청 소속 검사와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면서도 ‘본인 의사를 존중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날 공소청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