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전문경영인 도입해야”
독립이사 잇달아 사퇴
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주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대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포럼은 19일 “독립이사들이 줄지어 사퇴하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꼼수 정관 변경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메리츠금융 같이 전문경영진 체제로 전환하라”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2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아 징역 2년으로 감형된 바 있다.
일부 주주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자 여타 주주들의 가세가 잇따르면서, 주주제안의 정당성과 협상력이 강화되는 형국이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모두 9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2024년 104억원보다 10% 이상 줄었지만 고액 보수 지급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포럼은 “조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1~2월 33%, 3~12월은 13%”라며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2024년 의결권 행사 지침’ 등에는 이사 및 경영진의 뇌물·횡령 등 민형사상 전과가 있는 경우 해임 권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포럼이 소액 주주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한국앤컴퍼니 등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들이 잇달아 사임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양사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국앤컴퍼니의 김용아 신임 사외이사 후보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같은 날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이은경 사외이사 후보가 물러났다. 17일에는 임기가 남아 있는 김정연 감사위원마저 사임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잇단 독립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사임에 대해 “지배주주(조 회장)의 키맨 리스트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측은 “일신상의 이유”라며 부인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 안건 중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감경 조항’을 신설도 논란이다. 상법 제399조에는 이사가 책임 행위를 한 날 이전 최근 1년간 보수 6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포럼은 “독립이사들의 이탈을 막고자 법기술자를 동원해 고안한 임시방편으로 이해상충의 소지가 크다”며 “이사 책임 경감 정관 변경 시도는 이재명정부의 상법 개정을 희석화하는 꼼수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유니스 김 전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를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 전 교수는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지배구조위원)를 맡은 바 있다. 포럼은 “김 전 교수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국앤컴퍼니측은 포럼측 주장에 “공문 등으로 접수된 바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