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무분규 고려아연 vs 노조 반발 MBK
주총 앞두고 ‘조직 안정성’ 변수 부상
노사 관계 대비 뚜렷…의결권자문사 “전략 실행력에 영향”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노동조합 입장과 조직 안정성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 경영진에 대한 노조 지지와 사모펀드 측에 대한 반발이 대비되면서 주주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 시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들 세력을 ‘투기자본’으로 규정하며 적대적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조는 특히 MBK의 과거 투자 사례로 홈플러스를 언급하며 구조조정과 점포 폐점 등 경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 역시 인력 감축과 점포 축소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반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는 홈플러스 노조가 직접 참석해 MBK 경영 방식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사모펀드 중심 경영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고려아연은 노사 협력 측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38년 연속 무분규 임금·단체협약을 이어왔다. 노사 간 갈등보다는 협력을 기반으로 경영 안정성을 유지해왔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노사 관계가 기업가치 평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의결권 자문기관 보고서에서도 제련 산업 특성상 장기 투자와 안정적 전략 실행이 중요한 만큼 조직 안정성이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경영권 변동이 발생할 경우 의사결정 지연과 조직 불안정 전략 방향 변경 등 실행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해외 프로젝트 등 중장기 사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영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MBK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단기 투자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가 존재한다는 평가도 함께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주총회가 단순한 지배구조 이슈를 넘어 기업 운영 방식과 조직 안정성에 대한 판단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간 신뢰가 구축된 기업은 전략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반면 노조와 갈등이 심화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관계와 경영 안정성은 장기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라며 “고려아연 사례에서도 조직 안정성이 표심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