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반긴 금정산국립공원, 기후대응 탄소저장고까지 품다
북한산보다 좁지만 산지습지 6배
“금정산은 우리 부산 시민들의 자랑이에요.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쓰레기를 줍고 정화활동을 하죠.”
“이 기다란 쓰레기 줍는 도구는 이 친구가 발명한 거예요. 일주일에도 몇번씩 금정산을 오르내리며 최대한 보전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17일 금정산국립공원 남문습지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다. 금정산국립공원은 2025년 11월 28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공원 전체 면적은 66.859㎢다. 부산광역시 6개구(부산진·동래·북·금정·연제·사상구)와 경상남도 양산시에 걸쳐 있다.
금정산국립공원은 국내 최초 도심형 국립공원이다. 도심 한가운데 생긴 국립공원이라는 점도 특이하지만 습지가 풍부하다는 점도 남다르다. 금정산국립공원에는 북문습지 장군습지 남문습지 등 산지습지가 13곳이나 된다. 북한산의 경우 산지습지가 2곳에 불과하다. 북한산국립공원 면적은 77.334㎢로 금정산국립공원보다 넓다.
20일 조 우 상지대학교 조경산림학과 교수는 “금정산국립공원에는 보전 가치가 높은 습지들이 많다”며 “지질학적 지형학적 생물다양성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대로 된 보전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육상 습지는 탄소저장고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습지는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하는 동시에 메탄(CH₄)을 배출하는 양면성이 있다. 하지만 네이처 파트너 저널인 ‘기후·대기과학’의 논문 ‘온대 내륙 습지의 기후해법 잠재력-CO₂ 환산 지표에 따른 새로운 평가’에 따르면, 습지가 수천년간 경관 위에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현재 시점에서 온대 내륙 습지는 순냉각 효과를 내는 탄소흡수원으로 기능한다. 습지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해서 온실가스와 기온 변화를 500년 단위로 계산하는 기후 영향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훼손되지 않은 습지의 67%는 CO₂ 상당량 기준으로 순 탄소흡수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습지를 배수·개간하면 CH₄ 배출은 줄지만 CO₂가 대기 중에 축적되면서 장기적으로 더 강한 온난화 효과를 유발한다.
논문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존 습지를 보전하는 것이 즉각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기후 해법이라고 언급했다.
17일 문창규 금정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금정산국립공원은 다른 국립공원 화강암 지역과 달리 바위들이 둥근 편”이라며 “남북 방향의 단층 등이 지나가며 낙동정맥의 종착지이기 때문에 지질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질학적 특성이 산지습지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습지의 생태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를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정산은 2013년 부산국가지질공원 중 하나로 인증받은 바 있다. 약 7000만년 전 지하에서 마그마가 식어 생성된 화강암이 융기해 형성된 곳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여 만들어진 기암절벽과 △토르 △나마 △인셀베르그 △블록스트림 등의 화강암 지형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토르는 화강암 덩어리들이 양파껍질처럼 층층이 벗겨지는 박리 풍화를 거쳐, 둥글둥글하게 쌓인 바위 탑 모양 지형이다. 나마는 화강암 표면에 빗물이 고이면서 암석이 패여 만들어진 웅덩이 지형이다. 인셀베르그는 주변 평탄면에서 갑자기 솟아오른 고립 암산이다. 주변부는 오랜 침식으로 낮아졌는데 단단한 암반 핵심부만 남아 우뚝 선 형태다. 블록스트림은 산비탈에 큰 암괴들이 강처럼 흘러내린 듯 줄지어 쌓인 지형이다.
부산=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