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으로 ‘미국 셰일파워’ 커진다

2026-03-23 13:00:01 게재

‘호르무즈 해협’ 닫히고 ‘퍼미안 분지’ 열려 … 미, 원유·가스 생산량 증가세

미국의 원유 및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기술발전에 따른 신규 자원층 개발과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전쟁으로 심화된 아시아·유럽지역의 에너지 수급난과 고유가 상황에 어떤 구조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더 깊고 더 넓게’ 시추기술 발달로 신규 자원층 발견 =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보고서에서 퍼미안 분지를 중심으로 원유와 셰일가스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고했다. 미국 텍사스주 남서부와 뉴멕시코주에 걸친 퍼미안 분지에서 생산된 원유는 하루 약 600만배럴(2025년 기준)로, 미국 전체 원유생산의 약 44%를 차지한다. 천연가스 역시 하루 222억 입방피트에 달해 전체 생산의 약 19%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분석은 기존 생산지역 외에도 아발론 바넷 우드포드 등 신규 자원층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생산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EIA는 생산량 증가 배경으로 △시추 및 생산 기술 발전 △신규 자원층 발견 △지질 정보 개선 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기술의 발전은 과거보다 더 깊고 넓은 지역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채굴할 수 있게 만들며 생산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 수준의 에너지 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에도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생산기반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IA에 따르면 미국은 하루 약 135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이 중 약 400만배럴을 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 정유에 활용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경질유는 수출하고 중질유는 수입해 정제하는 ‘수출-수입 병행형 구조’다. 천연가스 수출은 전년대비 15% 이상 늘어났다.

◆인프라 한계와 고유가 공존 = 한편 2026년 3월은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시장은 불안정 국면에 빠졌다.

물량확보에 비상이 생긴 것은 물론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19일 배럴당 166.8달러를 기록하는 등 2월말 전쟁이후 134.1% 급등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원유 및 셰일가스 생산 확대는 글로벌 공급 부족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공급차질 국면에선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미국 영향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의 원유·가스 공급이 어려울때 단기간에 생산을 늘릴 수 있는 국가는 제한적인데, 미국은 시추~생산까지의 리드타임이 짧아 상대적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유럽과 아시아는 이미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따라서 미국은 이 기회를 틈타 가격 협상력과 외교적 영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다만 액화 설비, 터미널, 선박 등 인프라 제약으로 중동 생산량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운 만큼 국제 에너지시장은 당분간 공급 불안과 고유가 압력이 병존하는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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