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틈타 금융·생활형 사기 확산
해외조직 중고사기적발
경찰청, 7개월 집중단속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이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을 악용해 사기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투자·거래 심리를 노린 금융·생활형 사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3일부터 10월 31일까지 민생 침해 금융범죄와 사이버사기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단속 대상은 불공정거래, 불법투자업체, 불법사금융, 유사수신·다단계, 가상자산 사기 등 금융범죄와 직거래·쇼핑몰·게임 사기, 이메일 무역사기 등 사이버사기 전반이다.
사이버사기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사기 사건은 2024년 10만건을 넘어섰고, 피해액도 3340억원에 달했다.
피해 체감도도 커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사이버 피해 상담은 2022년 640건에서 2024년 3856건으로 2년 사이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단속은 최근 범죄 양상이 조직화·국제화되는 흐름을 반영한 조치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이 범행을 기획·지시하고, 국내에서 실행한 뒤 다시 해외로 도피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자금세탁 조직과 대포통장·대포폰 유통망까지 결합되면서 범죄 구조도 분업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한 조직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1400여명으로부터 67억원을 가로챘다. 보이스피싱과 연애빙자사기 등에 집중하던 해외 조직이 소액 거래 중심의 중고거래 시장까지 침투한 것이다. 경찰은 이를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확산된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등 전문 인력을 투입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동일 수법 사건은 병합 수사해 조직 단위로 검거하고,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계획이다. 범행에 사용되는 대포폰·대포통장 유통도 집중 단속하고, 불법 광고와 가짜 사이트는 신속히 차단한다.
경찰청은 범죄 증가 배경으로 경제 환경 변화를 지목했다. 고물가가 장기화하고 유가 상승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사기와 금융범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융범죄와 사이버사기가 결합된 복합형 범죄도 확산되는 추세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범죄는 경제 상황을 악용해 치밀한 시나리오로 국민을 기만하는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민생을 침해하는 금융범죄와 사이버사기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