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부 리그제, 시장 활성화 기대 속 낙인효과 우려

2026-03-24 13:00:02 게재

경쟁력 제고 위해 유망 기업 살리고 부실기업 퇴출

낙인 효과 방지 위해 기관투자자 적극적 역할 중요

정부가 코스닥에 2부제 등 승강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시장에선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망한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부실 우려 기업은 별도 관리하면서 시장 체질 개선을 통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코스닥기업과 벤처업계는 낙인 효과와 자금 쏠림을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 2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부 리그인 ‘프리미엄 시장’과 2부리그인 ‘스탠더드 시장’ 간 구별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2부리그에 대한 낙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승강제 도입으로 역동성 강화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는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2부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을 2개 리그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 시장을 ‘성숙한 혁신기업(프리미엄 시장)’과 ‘성장 중인 기업(스탠더드 시장)’으로 재편하고, 코스닥 시장 간 승강제를 운영해 기업이 성장 단계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2부제 도입의 가장 주된 이유는 코스닥 시장이 초기 성장기업부터 성숙한 기업까지 섞여 ‘우량 기술주 시장’이라는 본연의 정체성이 약화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장 기업 간 편차가 존재함에도 하나의 시장으로 묶여 기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코스닥 대표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을 준비한다고 판단하며 코스닥 시장을 기업 정체성에 따라 분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정부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 기업들을 ‘프리미엄’, 일반기업들을 ‘스탠더드’로 배치하고 승강제를 운영해 기업의 성장을 자극하고 시장 역동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리미엄 기업에 대해서는 성숙한 혁신기업에 걸맞게 엄격한 진입·유지 요건을 요구하고 지배구조·영문 공시 등을 도입한다. 아울러 프리미엄 내 최상위 대표기업 중심 지수를 신규 개발하고 연계 ETF 도입을 통해 투자 기반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스탠더드엔 기술특례 상장 기업 등 현행 코스닥 스케일업(Scale-up) 기업이 해당된다. 공시 등은 현행 코스닥 요건이 적용된다. 이와는 별도로 상장폐지 우려 또는 거래 위험기업 등을 격리·별도 관리하는 관리군도 운영한다.

◆일본 자스닥 기업 가치 제고 계획 영향 = 정부의 코스닥 체질 개선 방안은 일본거래소그룹(JPX)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많이 참고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일본 거래소는 제1, 2부와 자스닥(JASDAQ), 스탠더드/그로스(Standard/Growth), 마더스(MOTHERS) 등 총 5개 시장으로 구분됐다. 그러나 각 시장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와 함께 일본 주식시장의 지위가 하락하면서 시장 재편에 대한 요구가 대두됐고, 프라임(Prime)·스탠더드·그로스 등 3개로 바꿨다.

이와 함께 2023년 1월 일본 거래소는 상장 유지 조건 미달 기업에 대한 예외적 상장 유지 종료를 발표했다. 올해 3월까지 강화된 상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6개월 이내 상장을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시장 재편을 통해 기업의 신규 상장은 줄어든 반면 상장폐지는 증가하며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비중도 감소하는 등 질적 개선이 관측됐다.

일본은 2023년 7월 프라임(1부) 시장에서 대표기업 150개 종목을 선별한 지수를 개발했다. 구성 종목은 ① ROE(자기자본이익률) - COE(자기자본비용) 스프레드 상위 75개 종목, ② 이 외 PBR 1배 이상 시가총액 상위 75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프라임 150 지수는 수익률 관점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니케이 225 대비해서 낮은 변동성을 보여줬다.

◆1·2부 시장 간 구별 기준 명확해야 = 코스닥 2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부 리그인 ‘프리미엄 시장’과 2부 리그인 ‘스탠더드 시장’ 간 구별 기준을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연구원은 “코스닥 2부제의 핵심은 대표 지수에 들어갈 종목의 기준”이라며 “이 기준 설계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이 낮으면 정체성이 약화되면서 기존 문제의식이 동일하게 노출될 것이다. 또한 너무 기준이 높아 특정 기업들 중심으로만 운영된다면 경쟁 촉발이라는 의도가 희석될 우려도 있다.

강 연구원은 종목 선별에 있어 시장평가 및 수익성보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량평가를 통해 프리미엄으로 분류된 기업이 회사 지배구조 등으로 악재가 공시될 경우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2부제 자체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시장 신뢰를 담보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 경계해야 할 점으로는 스탠더드 시장의 소외, 낙인효과를 방지해야 하는 점이다. 이때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강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가 코스닥 중·소형주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요인은 정보 부족”이라며 “물론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지나치게 높은 기업도 있지만 유망한 기업도 분명 존재하는 만큼 그런 기업들을 발굴하는 것이 기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관리군에서는 부실기업의 신속한 시장 퇴출 실효성이 관건이다. 주식시장 차원에서도 원활한 상폐는 시장 체질 개선에 유리하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규 상장 대비 퇴출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상장사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를 넘어서고 있다.

강 연구원은 “상폐 요건 단계적 강화, 상폐 후 비상장 거래 지원, 상장폐지 사유 확대 등 관련 제도가 실효성 있게 추진되는지 여부가 시장 체질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