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의혹’ 정유사 이틀째 압수수색

2026-03-24 13:00:02 게재

이 대통령 ‘엄단 지시’ 후 고강도 수사 예고

담합정황 포착 … 과거 사례까지 수사 확대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정유사들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정유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와 사단법인 한국석유협회 등이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 검사와 수사관 등 100여명을 투입했다.

이들 업체는 사전 협의를 통해 국내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하는 등 담합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전량 구매 계약 관련 혐의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량 구매 계약은 특정 정유사에서만 유류를 공급받도록 주유소에 강제하는 조항으로 시장 경쟁을 제한해 유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검찰은 중동전쟁 이후 유가 불안 국면뿐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의 담합 여부까지 폭넓게 들여다보며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유가 담합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수차례 강조한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모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정유업계의 기름값 담합 가능성을 겨냥해 “부당 이득은 취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고, 다음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기름값 담합 행위를 ‘반사회적 중대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대검찰청에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중동 상황과 관련한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 담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한층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아닌 인지수사를 통해 강제수사에 착수했으며 일부 정유사들의 담합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일정 부분 혐의가 포착돼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라며 “서버 등 자료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압수수색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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