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의 나라에서 스페셜티 국가로
커피시장 경쟁 구도 바뀌어 … 대중 브랜드도 프리미엄 전환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아메리카노 중심’의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 스페셜티 커피를 축으로 한 프리미엄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디야커피 스타벅스 빽다방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커피 기업들이 잇따라 ‘특별한 커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커피 시장이 가격 경쟁에서 경험 경쟁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 콘텐츠’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커피다이닝’이다.
스타벅스는 스페셜티 원두 중심 경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술 기반 커피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스페셜티 커피 이후의 경쟁은 텍스처와 경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썸플레이스는 스페셜티 원두 경쟁과 함께 ‘질감 중심 커피’에 집중하고 있다. 생크림을 활용한 ‘크림탑’ 라인업을 통해 묵직하고 고소한 풍미를 강조했다. 리스트레토 샷을 사용해 크림과 커피 밸런스를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디저트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투썸플레이스를 “디저트형 커피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평가한다.
한편 글로벌 스페셜티 브랜드인 블루보틀 커피는 ‘원두 자체의 경쟁력’을 중심으로 시장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싱글 오리진부터 블렌드까지 다양한 원두를 통해 산지별 특성을 강조하고, 로스팅 철학을 기반으로 한 ‘사려 깊은 환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특정 농장에서 생산된 원두의 향미를 그대로 전달하는 싱글 오리진 커피는 스페셜티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는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문화적 경험’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주요 커피 기업들의 전략은 서로 다르지만 방향성은 동일하다. 스페셜티 커피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화’다.
현재 시장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나뉜다. 저가·대용량 중심 가성비 시장과 스페셜티·경험 중심 프리미엄 시장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시장이 경쟁이 아니라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상황에 따라 커피를 선택한다. 출근길에는 빠른 커피를, 여유 시간에는 경험 중심 커피를 선택하는 식이다.
한국 커피 시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소비 규모를 넘어,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마시느냐’가 아니다. ‘어떤 커피를 어떻게 마시느냐’다. 스페셜티 커피의 확산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소비자의 기준이 정교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업계 관계자는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로 원두 자체의 차별화는 이미 상향 평준화됐다”며 “앞으로는 경험과 스토리를 얼마나 설계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