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데이터 AI기업 제공 ‘17건’ 불과
감사원 ‘인공지능 대비실태’ 감사 결과
심평원, 20만GB 쌓아두고 활용은 ‘0’
인공지능(AI) 개발 기업의 보건·의료 분야 공공데이터 활용 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저작물의 저작권 관리 역시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의 ‘보건·의료 분야 개인정보 데이터 제공 및 저작권 관리 분야 인공지능 대비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20년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가명정보로 전환된 개인정보는 동의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 수요가 많은 보건·의료 분야 등을 중심으로 AI 기술개발을 위한 공공데이터 활용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감사원이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등 보건의료 분야 3개 공공기관을 점검한 결과 2021년부터 2025년 3월까지 AI기업에 제공된 공공데이터는 정형데이터 17건에 불과했다.
데이터는 구조화 여부에 따라 정형(환자 주민번호, 진단명 등)과 비정형(MRI, CT 영상 등)으로 나뉘는데 AI기업에 제공된 비정형데이터는 한 건도 없었다.
심사평가원의 경우 의료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20만GB 분량의 비정형데이터를 표준화 없이 단순 보유하고 있어 기업이 요청하더라도 해당 자료 추출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국립암센터는 자체 암 진단·치료 과정에서 생산된 23만GB의 비정형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내부 직원의 연구 참여시에만 이용을 허용할 뿐 AI기업에게는 자료제공 신청 자체를 제한하고 있었다.
데이터 이용방식도 활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공공데이터 제공방식은 반출과 폐쇄망을 활용한 원격이용, 방문 이용 등 3가지로 구분되는데 건보공단과 심사평가원은 반출은 물론 원격이용조차 제한한 채 방문 이용만 허용했다. 이에 따라 AI기업은 평일 근무시간에 방문 이용만 가능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감사결과를 통보하고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개선방안 마련시 참고하도록 했다.
생성형 AI 저작물의 저작권 관리에서도 허점이 확인됐다.
저작권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생성형 AI저작권 안내서’에 따라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는 단순 AI산출물은 저작물로 등록할 수 없도록 하고, 창작 기여가 있는 경우에만 등록을 허용하면서 AI기여율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음악저작권협회 등 대다수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들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음악저작권협회 관리대상 창작물을 분석한 결과 표본 8540곡 중 60.9%에 해당하는 5200곡은 AI를 활용해 작곡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해당 단체는 인간의 창작 기여 여부나 AI 기여비율 등을 확인하지 않아 AI만 활용한 창작물이 저작물로 등록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의 AI 생성물에 관한 업무 개선방안 마련시 참고하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