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동자 “진짜 사장 나와라”

2026-03-25 13:00:21 게재

AI도입·외주화, 고용불안 심화

간접고용 78%, 원청 교섭 촉구

콜센터 노동자들이 간접고용 구조로 인한 고용 불안과 저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짜 사장’인 원청의 직접 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중구 교육장에서 ‘원청교섭 쟁취 2차 릴레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장 실태와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 약 40만명 가운데 78.2%가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다. 원청이 업무 내용과 평가 기준, 예산을 사실상 결정하면서도 교섭 책임은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구조다. 하나의 원청이 다수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식 속에서 동일 업무 노동자들이 분절되고, 업체 간 경쟁으로 저임금과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 발언에 나선 콜센터 노동자들은 원청의 ‘보이지 않는 지배력’이 문제로 제기됐다. 상담 매뉴얼과 서비스 수준(SLA), 실적 평가 등 핵심 노동조건이 원청 계약에 의해 좌우되며 감정노동 대응 권한조차 하청에 없어 실질적 보호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장은 “2023년 말 KB국민은행 콜센터에서 AI 확대를 이유로 용역업체를 줄이며 240명 해고 통보가 있었다”며 “AI 도입 시 노조와 협의하고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청 교섭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실질적으로 노동을 지배하는 원청이 사용자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현대해상씨앤알지회장도 “현대해상 100% 자회사 콜센터에서 원청이 계약과 평가 기준으로 업무를 통제하며 실적 압박과 인력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체불 문제도 제기됐다. 김원아 공공연대노조 도로교통안전관리지부장은 “자회사는 예산을 통제하는 원청이 돈을 주지 않으면 임금을 줄 수 없다는 핑계만 댄다”며 “6개월간 임금체불이 이어진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일부터 현대해상 한국장학재단 국세청 SH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주요 원청사에 교섭을 요구했다. 국민은행 국민카드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 등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향후 3월 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공동 기자회견, 4월 15일 ‘콜센터 노동자 공동행동의 날’ 결의대회, 4월 하순 국회 토론회 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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