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총수일가, 손배소 1심 선고 이틀 앞으로
‘과도한 보수로 회사에 손해’ 법원 판단 촉각
공정위 고발, 금감원 진정 등 법적 이슈 중첩
DB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법적 이슈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총수 일가의 과도한 보수에 대한 법적 판단이 곧 나온다. 이에 앞서 계열사 누락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이를 기반으로 한 소액주주들의 금융감독원 진정 등도 DB그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민사합의1부(조정민 부장판사)는 오는 27일 경제개혁연대를 비롯한 DB하이텍 소액주주 130명이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조기석 DB하이텍 대표이사, 양승주 DB하이텍 부사장 등 4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기일을 연다.
원고들은 지난해 3월 김 창업회장과 김 명예회장이 DB하이텍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과도한 보수를 챙겨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 명예회장은 김 창업회장의 장남이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김 창업회장과 김 명예회장은 2021~2024년 DB하이텍에서 238억원을 보수로 받았다. 원고측은 같은 기간 두 사람이 회사로부터 302억원을 배당받았으면서도 고액 보수까지 챙겨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 창업회장과 김 명예회장측은 ‘임원 보수 규정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보수를 수령했다’ ‘두 사람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통해 DB하이텍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맞섰다. 법원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 2월 김 창업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 창업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등 2곳, 삼동흥산과 빌텍을 포함한 15개 재단 산하 회사를 제외했다. 공정위는 DB그룹이 창업주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사익 추구를 위해 재단과 재단 산하 회사를 계열사처럼 관리하면서도 이를 숨겼다고 판단했다.
DB하이텍과 DB아이엔씨 소액주주연대는 공정위 고발을 근거로 이달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냈다. 소액주주연대는 “공정위 조사로 김 창업회장이 위장 계열사를 운영해 장기간 기업집단 규제를 피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며 “금감원이 김 창업회장에게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주식 처분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소액주주들은 24일 열린 DB하이텍 주주총회에서 △공정거래 특별 조사 신설의 건 △내부거래위원회 신설의 건 △위장계열사 부당 거래 진상 규명을 위한 법원검사인 선임 신청 권고의 건 등 3개 안건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에 대해 DB그룹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제안에 찬성한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절대다수 주주들은 회사측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등기임원인 총수일가가 과도한 보수를 받아 회사측에 손해를 끼쳤다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사업을 일으켜세운 역량에 비춰보면 오히려 적은 감이 있다”며 경제개혁연대 등이 제기한 손배소송에서도 회사측이 승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