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봐주기 수사’ 정황
대면조사 전에 불기소 문건 미리 작성
무혐의 처분 뒤 수사보고서 수정하기도
2차 특검, 대검·중앙지검 3일째 압수수색
검찰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를 봐주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로 김씨를 조사하기도 전에 불기소 문건을 만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문건은 김씨를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이 작성된 시점은 2024년 5월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임한 직후로 ‘증거불충분’에 따른 무혐의 처분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문건에는 김씨의 예상 진술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김씨를 조사한 건 2024년 7월, 실제 무혐의 처분한 것은 같은 해 10월이었다.
김씨를 조사하기 두 달 전, 무혐의 처분하기 다섯 달 전에 이미 불기소 문건이 작성된 셈이다. 검찰이 미리 무혐의 결론을 내놓고 김씨를 조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 특검팀은 검찰이 김씨를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서 불기소 문건을 참조하라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중앙지검 메신저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검팀도 불기소 문건을 확보하고 이 문건이 김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고서를 2차 특검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검찰이 김씨를 불기소 처분한 뒤 수사보고서를 수정한 정황도 파악했다고 한다. 보고서를 수정한 뒤 완료 날짜를 무혐의 처분 이전으로 바꾸기 위해 논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수사보고서를 완료한 후에 처분을 결정하는데 공문서인 수사보고서를 완료한 후 임의로 수정했다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지검장이 수사팀에게 무혐의 결론을 유도한 정황도 파악한 상태다.
특검팀은 지난 23일 “민중기 특검팀 압수수색에서 이창수 전 지검장의 ‘무죄판결검토’ 내부 메신저 메시지를 발견했고, 종합특검에서도 위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메시지에는 ‘보이스피싱 현금 인출 등이 무죄를 받은 판례 등을 검토해보라’는 이 전 지검장의 지시가 담겼다고 한다. “사건 처분의 완결성을 위해 판례 검토는 당연히 거쳐야 하는 절차”라는 게 이 전 지검장의 입장이지만 특검팀은 그가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유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 전 지검장,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 등을 압수수색하며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무마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들은 검찰이 김씨를 불기소 처분할 당시 수사 지휘계통에 있었던 인물들이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2024년 5월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냐’고 연락하는 등 수사 무마를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하지만 민중기 특검팀은 수사 기한의 한계와 당사자들의 출석 요청 불응 등으로 대면조사조차 못한 채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다시 사건을 넘겨받은 2차 특검팀은 이 전 지검장과 조 전 차장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23일부터 대검과 중앙지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