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특위 공론화위 의제숙의단 8인 공동 사퇴
위헌적 ‘볼록경로’ 포함에 반발
탄소중립법 개정을 위한 국회 공론화 과정에서 의제 설정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됐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의 의제숙의단 참여자 8인은 2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사퇴를 선언했다. 사퇴자는 권우현(환경운동연합), 김기우(한국노총), 김보림(청소년기후행동), 모아름드리(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서동규(민달팽이유니온), 엄청나(전국농민회총연맹), 이보아(민주노총), 황인철(녹색연합) 등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공론화위원회가 시민대표단 숙의 문항에 ‘볼록감축경로(Convex Reduction Path)’를 포함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과정에서 초기에 적게 감축하다가 목표 연도에 임박해 급격히 감축량을 늘리는 ‘후기 감축형’ 방식이다.
사퇴자들은 “의제숙의단 논의 결과,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위헌적 감축 경로를 시민 선택지로 제시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였음에도 공론화위원회가 이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2024년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법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 기후특위는 시민대표단을 구성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경로를 논의하는 공론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론화 절차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들은 “촉박한 일정으로 시민토론회 구성과 자료 검토 등이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며 “의제숙의단 역시 충분한 검토와 의견 개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퇴자들은 “위헌적 선택지를 전제로 한 공론화는 민주적 숙의가 될 수 없다”며 “이대로는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기후위기 대응 논의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들의 민주적 숙의 여건을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감과 공론화위원회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규탄의 뜻으로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