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동덕여대 점거농성 11명 불구속 기소
업무방해·재물손괴 적용
학생 “대학 갈등 형사화”
2024년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교내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대학 내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25일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등 재학생 11명을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공동감금,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학교측의 남녀공학 전환 방침에 반발하며 약 24일간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에 래커 칠을 하는 등 시위를 이어간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은 대학 내부 정책 갈등이 형사 사건으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동덕여대측은 점거 농성으로 인한 피해액이 약 46억원에 달한다며 총학생회 관계자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가 이후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수사가 계속됐다. 사건은 지난해 6월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불법 시위에 대한 원칙적 대응을 강조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불법 집단시위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재학생연합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입장문을 내고 “대학측의 일방적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됐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의 집단적 의사 표현을 형사 문제로 비화했다”며 “교육기관으로서 책무를 망각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 내부 갈등에서 비롯된 사건에 대해 형사처벌을 강행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기소는 학생 공동체 전반에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교육기관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처벌이 아니라 대화”라며 대학측에 책임 있는 대응과 소통을 촉구했다.
이번 사안은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정책 갈등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동덕여대는 2029년부터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학생들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해 왔다.
실제로 당시 총학생회가 실시한 공학 전환 관련 의견 조사에서는 3470명 가운데 2975명(85.7%)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