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냉난방기’ 입찰제한 소송 각하

2026-03-27 13:00:01 게재

광복절 특사로 제재 효력 소멸 판단

‘등급 속여 납품’ … 본안 없이 종료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삼성전자가 제기한 행정소송이 각하됐다. 처분 자체의 효력이 이미 사라져 더 이상 다툴 실익이 없다고 본 것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본안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결정이다.

이번 사건은 조달청이 2024년 3월 삼성전자에 대해 3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앞서 충북도교육청은 2023년 감사를 통해 삼성전자 대리점이 학교 등에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냉난방기를 납품하기로 계약하고도 실제로는 사양이 낮은 3~4등급 제품을 설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제재에 불복해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 진행 중인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해당 입찰제한 처분이 해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특별사면으로 해제돼 효력이 소멸됐고, 원고(삼성전자)에게 다시 제재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사정도 없다”며 “이 사건 소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행정처분 취소소송은 처분으로 침해된 권리나 이익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처분 이후 사정으로 그 침해가 해소된 경우에는 소의 이익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입찰제한 기간 종료 후 일정 기간 내 추가 위반이 발생하면 제재가 가중될 수 있어 여전히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원고의 주장만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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