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성매매 집결지 완전 폐쇄됐다

2026-03-27 13:00:03 게재

성북구 신월곡1구역

90% 철거, 올해 착공

“1년을 이렇게 저항했다네?” “대단하다.” “너무 끔찍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10번 출구와 연결된 공사현장 가림막 안쪽으로 인근 주민들이 들어섰다. 쓰러져가는 집들을 지나 수십년전 형성된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어두침침한 집 한채가 나온다. 내부는 텅 비어 있고 불도 들어오지 않는데 문 안쪽으로 견고한 격자형 철골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철거에 대비해 마지막까지 저항하고 있던 성매매 업소 모습에 주민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성북구에 따르면 서울 최대 성매매 집결지였던 일명 ‘미아리텍사스’가 70년만에 완전 폐쇄됐다.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던 업소가 지난 13일 이주를 한 상태다. 구는 지난 26일 인근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살펴보며 신월곡1구역 공사 현황을 공유하고 안전 점검을 했다.

이승로 구청장과 주민 대표들이 신월곡1구역 현장에서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 가림막을 떼어내고 있다. 사진 성북구 제공

1960년대 후반에 형성된 성매매 집결지는 도시 단절과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지난 2009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직후 조합설립 인가가 났지만 오랜동안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었다.

성북구는 조합과 협업해 단계적으로 이주와 철거를 추진해 왔다. 115개 업소를 포함해 총 705가구가 이주를 마치면서 현재 90% 가량 철거 공정이 진행됐다. 다음달까지 나머지 구간을 철거하고 올해 안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 26일에는 주민 대표들과 함께 성매매 집결지 상징물인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 가림막을 떼어냈다. 이후 현장을 둘러보며 공사로 인해 예상되는 소음 먼지 등 피해 상황을 미리 점검했다. 인근 한 아파트단지 주민은 “서울 도심에, 더군다나 아이들도 많은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 자체를 믿기 어려웠다”며 “지난 2011년 입주한 날부터 ‘곧 없어진다’ ‘3개월 뒤에 공사가 시작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야 철거되는 걸 보게 돼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신월곡1구역은 총 5만6024㎡ 규모로 지하 6층부터 지상 47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11개 동이 들어선다. 임대 197세대를 포함한 2200세대다. 오피스텔 172실도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그간 성매매 집결지로 인한 피해를 감내해 왔던 인근 주민들을 위한 녹지공간이 3250㎡ 규모로 조성된다. 차량 18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도 들어선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에 이르는 연면적 2만8700㎡ 규모 상업시설과 4170㎡ 규모 공개공지가 계획돼 있다. 더불어 정릉로변과 동소문로변이 보행로로 연결될 예정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갈등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주민들 한분 한분이 마음을 모아줘 큰 사건사고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며 “진행이 늦어진 만큼 속도감 있게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