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진준 교수 논문, 애쉬몰린 박물관 영구 소장

2026-03-29 21:52:39 게재

KAIST(총장 이광형)는 문화기술대학원 이진준 교수의 옥스퍼드대학교 박사논문 ‘Empty Garden’이 애쉬몰린 박물관에 정식 구입돼 영구 소장된다고 27일 밝혔다.

이 논문은 길이 약 10m의 한지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된 연구·작품으로, 한국 현대 작가의 박사논문이 해당 박물관 컬렉션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애쉬몰린 박물관은 1683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대학 박물관으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생존 작가의 박사논문을 구입해 영구 컬렉션에 포함한 사례는 드물다.

이번 사례는 한국에서 수행된 예술·학문 연구가 해외 공공 문화기관의 소장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연구 결과가 전시와 연구 대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진준 교수의 논문은 조선시대 ‘의원(意園)’ 개념을 현대 디지털 환경에서 재해석한 작업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환경에서 인간의 감각과 경험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탐구했다.

논문은 ‘데이터 가드닝(data gardening)’ 개념을 제시한다.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대신, 정원을 가꾸듯 시간을 들여 경험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형식 역시 연구 내용과 결합됐다.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된 논문은 독자가 이동하며 읽도록 설계돼, 동아시아 정원의 ‘거닐기’ 경험을 반영했다. 총 9개의 두루마리 중 일부가 박물관에 소장된다.

해당 논문은 옥스퍼드대학교 순수미술 철학박사(DPhil) 심사에서 ‘수정 없음(No Corrections)’ 판정을 받았다. 학위 논문은 일반적으로 보들리언 도서관에 등록되지만, 이번 사례는 별도의 심의를 거쳐 박물관이 소장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애쉬몰린 박물관 셸라 베인커 큐레이터는 “재료와 형식, 구성 측면에서 확장된 작업”이라며 “박물관 내 한국 현대 작가 작품으로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진준 교수는 “디지털 기술 환경에서 인간의 감각과 경험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옥스퍼드대학교 엑시터 칼리지 방문교수, 뉴욕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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