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범’ 자백있어야” 녹취 파장
민주당, 이화영 진술 회유 정황 녹음 공개
박상용 검사 “변호사 제안 거절내용 짜깁기”
전용기 “다음 변명도 준비” 추가 폭로 예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만들기 위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게 허위자백을 회유하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30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전용기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서민석 변호사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검사와 서 변호사 사이의 통화가 담긴 녹음파일 2건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이화영씨가 법정까지 유지시켜줄 진술이 필요하다”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가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진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녹취에서는 박 검사가 “지금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하게 하고 있다” “이화영씨가 협조해주신 점에 대해 충분하게 저희도 노력하는 부분”이라며 이 전 부지사 주변인에 대한 수사나 영장 청구를 막았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은 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 300만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를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측이 북한에 방북 비용을 낼 것이라고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재판과정에서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서 변호사는 당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을 맡았다.
서 변호사는 “검찰이 필요한 진술을 미리 설계해 놓고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압박과 회유를 반복했다”며 “수사가 아니라 진술 설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을 해할 수 있는 진술을 해주면 진행 중인 뇌물 사건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제3자 뇌물 사건으로 기소할 경우 종범으로 기소해 두 번 감경받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며, 곧 보석으로 석방될 수 있도록 제안하며 회유했다”고도 했다.
검찰이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결론 내놓고 이에 필요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회유했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당무계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박 검사는 “녹취는 서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며 설명한 내용을 발췌하고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팀이었던 홍승욱·김영일·김영남 변호사도 입장문을 내고 “이화영의 자백 취지 진술 이후 서 변호사측에서 종범으로 기소 등을 요청한 바 있어 법리상 불가하다고 통보했을 뿐 허위 진술 등을 요구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된 녹취에는 단순 거절이 아닌 여러 가지 조건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의 주장대로 단순한 ‘거부’의 과정이었다면 왜 ‘자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보석으로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추가 수사를 막고 있다’고까지 언급하느냐”며 “과연 ‘거부’라는 설명만으로 납득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추가 녹취도 금방 공개할 테니 다음 변명도 준비해주길 바란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