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회적 대화 실험 ‘절반의 성공’
26년 만에 5개 노사단체 한자리에
‘최대한의 숙의, 최소한의 합의’ 시도
“대화 지속” 선언문 채택, 상설화 추진
‘의무적 합의’에 얽매이지 않고 ‘충분한 숙의’를 전제로 시도한 국회 사회적 대화가 구체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하지만 ‘최대한의 숙의’와 ‘최소한의 합의’라는 새로운 대화 방식의 발자취를 남겼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26년 만에 5개 노사 단체는 한자리에서 사회적 대화에 나섰고 앞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지속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30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로 시도된 새로운 사회적 대화 모델인 ‘국회 사회적 대화’가 1년여동안 진행된 결과를 발표하는 보고대회를 국회 사랑재에서 가졌다. 이날 행사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중소기업중앙회의 단체장들과 우 의장이 참여해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국회 사회적 대화의 의제별 논의 결과를 상호 존중하고 국회 사회적 대화의 틀이 공고화되기 위한 제도적 기반 확보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앞으로도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가고 의미 있는 결과와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국회 사회적 대화는 ‘혁신’과 ‘보호’를 핵심축으로 의제별 협의체를 가동했다. ‘혁신 의제’로는 ‘첨단·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설정했고 AI전환이 가져올 생태계 변화를 진단하고 산업 경쟁력이 기술 혁신을 넘어 숙련 인력의 축적과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보호 의제’는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의 급증에 따른 사회적 보호의 시급성에 주목했다. 산재·고용보험 적용 확대, 육아 활동 소득 손실 지원, 업무 외 상병으로 인한 소득 손실 보호 등을 쟁점으로 정리했고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 약자를 위한 보호장치가 우리 사회를 유지하고 사회적 통합을 유도하기 위한 주요 토대라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잠정안으로 만들어진 ‘AI 중심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른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선언문’과 ‘특수고용・플랫폼노동・프리랜서 사회적 보호를 위한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선언문’은 최종 조율과정에서 민주노총이 동의하지 않아 채택하지 못했다.
국회의장실은 앞으로 국회 사회적 대화의 상설화를 위한 제도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제출된 4개의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의장 의견제시를 중심으로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또 사회적 대화기구의 협의체별 논의 결과가 법안·예산 심사때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상임위에 전달하기로 했다.
국회의장실 핵심관계자는 “이번 국회 사회적 대화는 기존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노총을 포함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5개 단체가 모두 참여해 26년 만에 사회경제 주요 주체가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댄 성숙한 대화 플랫폼이었다”며 “특정 합의문 도출이라는 결과 중심에서 벗어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 대안을 모색하는 새로운 협치 모델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