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31% 감소 ‘추세 반전’
통합대응단 출범 6개월 … 21개월 만에 감소 전환
보이스피싱 피해가 증가세를 이어오던 흐름에서 벗어나 감소세로 전환됐다. 정부는 범정부 협업 체계를 기반으로 한 대응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6개월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6%(9777건→6687건), 피해액은 26.4%(5258억원→3870억원) 감소했다. 특히 올해 2월 발생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64.5%(1632건→579건) 줄어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보이스피싱은 그동안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발생 건수는 28.5%, 피해액은 153.3% 증가하며 확산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통합대응단이 출범한 2025년 10월 이후에는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추세 반전’이 나타났다.
통상 4분기에 증가하던 ‘연말 피싱 특수’도 처음으로 꺾였다.
경찰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대응 체계의 구조적 전환을 꼽고 있다. 기존 경찰·금융당국·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 분산돼 있던 대응 기능을 하나로 묶어 ‘부처 간 칸막이’를 해소한 것이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대응 기능이 분산돼 범죄 차단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부처 간 정보 공유와 대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체계가 구축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응 방식도 사후 수사 중심에서 사전 차단 중심으로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도입된 ‘긴급차단’ 제도는 피싱 의심 전화번호를 신고하면 10분 내 통신 차단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번호 차단까지 1~2일이 걸렸지만, 시스템 연계를 통해 차단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지난해 11월 도입 이후 약 4만1387개의 전화번호가 차단됐으며, 이는 피싱 조직에 약 15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산된다.
신고·상담 체계도 단일화됐다. 대표번호 ‘1394’를 통해 24시간 대응이 가능해졌고, 신고 전화 응대율은 69.5%에서 98.2%로 상승했다. 현장 경찰의 대응 체계 역시 개선되면서 피해 예방 건수와 금액도 크게 늘었다.
민간 플랫폼과의 협력도 확대됐다.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범행 키워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카카오와도 계정 차단 등 대응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해외 조직 대응을 위해 콜센터 접속 정보 약 10만건을 분석해 관련 국가에 제공하는 등 국제 공조도 강화됐다.
다만 이러한 감소세가 구조적 변화에 따른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투자리딩 사기, 팀미션 부업 사기, 대리구매(노쇼) 사기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보이스피싱을 억제하는 데는 일정한 성과가 나타났지만 범죄가 플랫폼과 일상 거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대응 체계 역시 새로운 유형에 맞춰 계속 확장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향후 플랫폼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신종 사기에 활용되는 계좌 차단과 관련 입법 보완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대응 체계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