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과징금 ‘적법’
인력 파견에 인건비 대신 부담
서울고법 “경쟁조건 왜곡 해당”
콜마그룹 계열사 에치엔지(HNG)가 계열사에 인력을 파견하고 인건비를 대신 부담한 행위가 공정거래를 저해한 부당지원으로 판단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콜마그룹 계열 에치엔지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에치엔지는 화장품·의약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군인 콜마그룹 계열사로, 그룹 내 연구개발 및 사업 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이번 사건의 대상인 케이비랩은 한국콜마 계열사로, 에치엔지 인력에 의존하는 구조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치엔지가 2016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2년 9개월 동안 자회사 케이비랩에 총 20명의 임직원을 파견하고 약 9억 원의 인건비를 대신 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케이비랩이 별도의 비용 없이 전문 인력과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확보해 경쟁 사업자 대비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이를 부당지원 행위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했다.
에치엔지는 재판에서 인력 파견이 부당지원이 아니라 계열사 간 정상적인 협력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비랩이 100% 자회사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경제적 동일체’에 해당하고, 인력 지원 역시 브랜드 사업 추진을 위한 합리적 경영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또 신규 사업 진입 과정에서 기존 인력을 활용한 효율적 운영일 뿐이며, 이를 통해 원고도 경제적 이익을 얻은 만큼 특정 회사에 일방적인 이익을 제공한 지원행위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에치엔지의 인력 지원이 케이비랩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이뤄진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력 파견이 장기간 반복됐고, 파견 인력이 핵심 업무를 수행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담보 제공 등 일부 거래가 있더라도 인력 지원과 직접적인 대가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원고와 케이비랩이 ‘경제적 동일체’라는 주장도 배척했다. 별개의 법인으로서 거래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케이비랩이 원고 인력에 의존해 사업을 운영해 온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인력 지원은 경쟁 조건을 유리하게 하는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행위가 케이비랩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해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과징금 부과 역시 재량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